[경제현장 읽기] 美産 ‘재상륙’… 쇠고기시장 ‘전운’

[경제현장 읽기] 美産 ‘재상륙’… 쇠고기시장 ‘전운’

이영표 기자
입력 2007-04-23 00:00
수정 2007-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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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업계 대책 마련 비상

미국산 쇠고기가 재상륙,3년5개월 만에 시중에 풀리게 되면서(서울신문 4월20일자 2면 참조) 국내 쇠고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 ‘뼈 있는 쇠고기(LA갈비)’의 수입까지 예상돼 정부와 업계는 각자의 입장에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미국과 호주는 ‘LA갈비 쟁탈전’, 수입업체는 ‘물량 수주전’, 한우농가는 ‘유통 마진과의 전쟁’, 정부는 일본과 공조해 5월 국제수역기구(OIE) 총회에서 미국을 압박할 묘수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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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호주, ‘LA갈비 vs 시드니갈비’ 일전 태세

미국산 쇠고기 재상륙 소식에 호주측은 시장 점유율 수성을 위한 마케팅 전략 구상에 분주하다. 특히 오는 5월 OIE 총회의 광우병 등급 판정에 따른 ‘LA갈비’ 수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호주산은 미국산이 광우병 파동으로 퇴출된 틈을 타 수입 시장의 75%를 석권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20∼30%대를 맴돌았다.

호주축산공사 관계자는 “미국산 수입 재개로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시장 점유율 50% 수준까지 방어할 것을 자신한다.”면서 “‘청정우’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수입 갈비=LA갈비’로 각인된 이미지를 씻어내는 데 힘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호주측은 ‘시드니 갈비’ 브랜드를 지난 2002년에 이어 다시 런칭해 인지도를 높일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현재 상당량의 호주산 갈비가 ‘LA갈비’ 브랜드로 유통돼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호주측은 어린이·노약자·주부 등을 타깃으로 한 양고기 마케팅 강화 등 틈새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미국측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공백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하루아침에 2003년 이전 전성기 때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3년 넘게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은 식당 등이 워낙 많아 새롭게 런칭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미국측은 무엇보다 ‘미국산=광우병 우려’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시식회 등 각종 홍보 활동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수입업체, 시장선점 위해 물량확보전

국내 육류 수입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눈치만 보던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대거 수입에 나설 태세”라면서 “갈비 수입 본격화에 대비, 물량 확보 차원에서 미국 업체를 방문해 눈 도장을 찍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A수입업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끝장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달 말 미국 거래업체로부터 “LA갈비가 수입될 것이 확실시되니 미리 계약을 맺어 두자.”는 제안을 받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도 했다.

●한우협회·농가 ‘유통마진 줄이기 전쟁´

한우 농가들 간에는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우가 품질과 가격에서 수입산과 차별화돼 있는 것은 사실. 그러나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외면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한우 고기 값에 대한 소비자 부담은 급증하는 반면 한우 농가 수익은 제자리”라면서 “농가-중간상인-도축장-도매업체-소매업체-소비자로 이어지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유통마진을 못 줄이면 한우 산업은 고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한우 고기 유통 마진율은 2000년 29%대에서 최근 40% 수준으로 급증했다. 산지 소값이 떨어져도 소비자 가격이 그대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서민층도 맛볼 수 있는 중저가 한우 고기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日과 공조 OIE 총회서 美 압박

미국이 진정으로 바라는 목표는 LA갈비의 수입 재개다. 정부, 의회, 축산업계가 똘똘 뭉쳐 한·미 FTA 비준을 빌미로 한국에 갈비 수입을 압박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과 손을 잡는다는 복안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같은 처지의 일본과 손잡고 5월 OIE 총회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둘러싸고 아직 공개하지 않은 ‘핵심 의문사항’을 미국측에 동시에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림부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말 수입물량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된 이후 단 한 차례도 밝히지 않은 미국측의 해명부터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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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7-04-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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