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보수적인 투자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설비투자를 위해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거나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적극적인 방법(외부자금 조달)은 선호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있는 돈(내부자금 조달)으로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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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산업은행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기업의 설비투자자금 조달비중을 보면 내부자금 비중이 30.2%에 그쳤으나 올해는 77.6%(계획)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외부자금 조달 비중은 69.8%에서 22.4%로 급감했다.1300여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기업들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설비투자를 위해 적극적인 외부차입 등 과감한 투자를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는 투자에 대한 위험 인식이 커지면서 내부자금 중심의 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를 위한 외부자금 조달을 위해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는 직접금융의 비중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외부자금 중 직접금융의 비중은 98년 74.9%에서 올해는 39.7%까지 낮아졌다.
이에 비해 은행 차입 등의 간접금융 비중은 98년 25.1%에서 올해는 60.3%로 크게 높아졌다.
내부자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보수적인 설비투자 행태는 특히 제조업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산업은행 조사결과 올해(계획) 내부자금 조달 비중은 제조업이 88.6%, 비제조업은 5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경제연구소 변현수 책임연구원은 “장기자금 수요가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위해 갈수록 내부자금을 쓰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이같은 투자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05-11-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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