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휴면예금 통지 “고민되네”

은행들 휴면예금 통지 “고민되네”

입력 2005-06-01 00:00
수정 2005-06-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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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면예금 사전통지제 도입을 두고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권고로 은행들은 오는 7월부터 해당 고객에게 휴면예금을 통보해 주기로 했지만 통보 잔액을 얼마로 할지를 놓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휴면예금은 장기간 거래가 끊긴 소액예금으로 5년이 지나면 고객의 채권 시효가 만료돼 은행의 잡이익으로 처리된다.

은행들은 1일 실무자 대표협의를 통해 통보 기준액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31일 “이미 사전통지제를 실시하고 있는 씨티, 대구, 부산은행의 전례에 따라 10만원 이상에만 통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10만원 이상 계좌에만 통보하면 기타 계좌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또 이미 시행중인 3개 은행은 휴면계좌가 상대적으로 적어 대형 시중은행들이 일괄적으로 10만원 이상에만 혜택을 줄 경우 여전히 ‘눈 먼 돈을 챙긴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더욱이 금융계 전체로 보면 2450만개의 휴면계좌 가운데 잔액이 10만원 이상인 경우는 1%에 불과해 설득력이 약하다.

은행들은 “휴면계좌의 평균 잔액이 7450원에 불과하고, 사전통지 비용이 건당 1500∼2000원에 이르러 통지 대상을 무작정 확대할 수는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휴면예금이 있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것만으로 채권소멸시효가 중단되기 때문에 통보한 이후 다시 5년이 지나야 채권이 소멸되는데 이 기간에 휴면예금 관리에 소요되는 물적·인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주장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휴면예금 규모는 연간 1000억원에 이르고, 은행별로 200만∼600만개의 휴면계좌를 가지고 있다. 휴면계좌를 상대적으로 많이 가진 은행들은 통지 기준 금액을 올리려고 하고, 적은 은행들은 좀더 넉넉하게 통지하려고 하는 등 입장차도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선진국처럼 계좌관리 수수료나 통지비용을 고객이 물어야 한다.”면서도 “우리 현실상 이는 불가능하며, 당장 고객과의 신뢰회복 차원에서 되도록이면 많은 휴면계좌가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은행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5-06-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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