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3불 교육정책, 이라크파병연장….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이 내놓은 가치 또는 이념과 관련한 공약들이 맞부딪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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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왼쪽)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인포럼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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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왼쪽)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인포럼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이런 공약들이 핫 이슈로 부상하면서 밋밋하게 흐르던 대선 정국이 뜨거운 정책 선거로 전환될 조짐이다. 이런 현상은 바람직스러운 일이지만 정당의 전략과 맞물린 탓에 아직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지 대결로만 치달았던 대선이 과거 색깔론과 같은 낡은 이념 논쟁이 아닌 실용적인 정책 논쟁으로 전환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유권자들은 건설적인 정책 논쟁을 보며 후보들의 비전과 능력, 대안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정책 논쟁은 ‘이명박 대 반(反) 이명박’ 구도로 압축된다. 압도적인 지지율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노선과 상반되는 ‘경쟁과 성장’이란 시장주의 색채가 뚜렷한 공약을 선보이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와 정반대의 정책을 내놓으면서 맞짱 토론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명박 후보는 후보단일화나 하고 보자는 반응이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정치학)는 “이번 대선이 과거보다 훨씬 구체적인 내용을 갖고 다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역분열 등 정치중심적 선거에서 사회·경제적인 비전을 놓고 대결하는 구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사회학)는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본질을 따지는 논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인 성장과 분배, 양극화 해소 등 경제 분야에의 대립구도가 뚜렷하다. 색깔론은 아니지만 이념 또는 가치 논쟁인 셈이다. 다음달 중순쯤 대선전이 본격화되면 이런 이념 또는 가치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정치학)는 “대선 국면을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대안이 제시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책 논쟁은 후보와 각 진영이 지닌 본연의 정체성에서 촉발됐다기보다는 유권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선거 전술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도 “이명박 후보는 과거 행적과 현재의 모습, 앞으로 하고 싶은 정책 등이 일관성을 지니고 있지만 분배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정동영 후보는 자기 본연의 철학과 비전이라기보다는 ‘안티 이명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후보와 정당의 과거 정책수행과 구체적인 비전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2007-10-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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