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권력’ 포털 대해부] 넷心 잡고 한몫 챙기려다 민심 놓치고 신뢰성 발목

[‘e권력’ 포털 대해부] 넷心 잡고 한몫 챙기려다 민심 놓치고 신뢰성 발목

강혜승 기자
입력 2007-03-30 00:00
수정 2007-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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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코리아는 지난 13일 대선 특별 사이트 ‘희망! 2007년 대선’(2007korea.yahoo.co.kr)을 개설했다. 대형 포털 가운데 처음이다.‘넷심(네티즌 여론·네티즌+心)’을 선점하려는 전략에서다.

하지만 여론조사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다. 지난 23일 5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1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려던 계획은 돌연 취소됐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 지지도가 47%,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8%로 조사되자 발표를 연기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야후코리아는 29일 “신뢰도가 높지 못한 여론조사가 진행됐음을 최종 확인했다.”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 공표 불발사태가 대선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한몫 잡으려는 포털의 대표적인 역기능으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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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결 사라지고 이미지 대결만 남을 것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배영 교수는 “오프라인 여론조사는 세대별 분포를 고려해 과학적으로 샘플링을 하고 비자발적인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면서 “온라인 조사는 응답을 원하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포털 여론조사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런 근본적인 샘플링의 한계를 잘 알면서도 여론조사를 강행한 것은 인터넷 상의 대선 정국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포털 간의 경쟁에서 비롯됐다.”면서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투표가 이뤄질 것이고, 정책 대결은 사라지고 이미지 대결만이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여론조사는 자신의 의견 표명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까지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효과가 있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계층은 원천적으로 참여할 수 없어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포털은 수천만명이 이용하기 때문에 대선 관련 사이트 운영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캠프 겉으론 “규제” 속으론 “구슬리기”

대선에서 포털의 영향력은 예측불가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인터넷을 장악한 포털이 제공하는 검색·뉴스·댓글·블로그·카페·동영상 손수제작물(UCC) 등을 통해 인터넷 여론이 모이고, 그 여론은 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희사이버대 민경배 교수는 “2002년 대선 당시에는 누리꾼들이 정치웹진과 같은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견해를 쏟아냈지만 인터넷 시장이 소수 포털로 재편·집중된 올해는 포털 사이트에서 주로 여론 형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된 포털의 음란물 UCC처럼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악성 UCC가 포털에 번지기라도 하면 선거 국면이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대선후보의 공보담당자는 “3∼4분짜리 UCC에 무슨 정책을 넣을 수 있겠냐.”면서 “누리꾼을 웃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UCC로 표를 얻기보다는 적대적인 UCC로 피해나 보지 말았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다른 후보 측은 “누리꾼들이 만들어내는 포털의 지식 검색을 보면 셀 수 없는 비방과 욕설 등 명예훼손성 글이 난무하고 있지만 일일이 대처할 방법이 없어 쳐다보고만 있는 실정”이라면서 “겉으로는 포털을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지만 속으로는 포털 구슬리기에 바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포털의 한 임원은 “우리는 마당만 제공할 뿐이고, 인터넷 여론을 조정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면서 “누리꾼 여론을 이용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정치인들”이라고 항변했다.

이창구 강혜승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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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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