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언제까지 ‘3류 정치’로 머물건가

[사설] 언제까지 ‘3류 정치’로 머물건가

입력 2004-01-28 00:00
수정 2004-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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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대한 비판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고언(苦言)이 설득력 있게 와닿는다.‘재계의 쓴소리’로 통하는 그는 CEO 포럼에서 “3류 수준의 정치로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 요원하다.”고 정치권의 행태를 거침없이 비판했다.불법 정치자금 조달 및 수수 혐의로 구속됐거나,구속될 의원이 20명 선에 이른다고 하니 입이 열개라도 대꾸할 말이 없을 듯하다.정치권이 마치 동네북처럼 여기저기서 얻어터지는 형국이 되어버려 참으로 난감하다.

그러나 정치권이 자초한 업보이다.부패청산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기회가 있었으나 그때마다 선거에만 골몰해 미봉에 그친 결과이다.불법 대선자금도 말이 안 되는데,하물며 친인척에게 빌려준 혐의를 받는 등 개인적인 유용 혐의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갈 데까지 다 간 셈이다.이제 검찰수사를 통해 정치권에서 퇴출시킬 사람을 가려내고,범법행위는 엄벌하는 것으로 정치개혁의 출발점을 삼을 수밖에 없다.

‘위기는 곧 기회로 통한다.’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차제에 4당 대표가 함께 기업으로부터 일절 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기업의 정치자금 제공을 선관위로 단일화하는 것이다.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이런 상황에서 기업에 손을 벌린다면 사람도 아니다.”라고 한 마당이니 가능할 것으로 본다.또 지구당·중앙당·시도지부 후원회도 폐지해 개인 후원회만을 허용토록 해야 한다.소액 다수 지지자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고비용 구조의 중심축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검은 돈은 기업쪽에서 특혜를 바라거나,정치적인 곤경에 빠졌을 때 방패막이로 삼고자 애초에 법을 무시한 자금이다.워크아웃 중인 대우건설이 300억원대의 비자금을 왜 조성했겠는가.기업도 3류정치를 비웃으며 남의 일인 양 뒷짐을 질 처지는 못된다.정치권과 기업이 이 땅에 검은 돈의 악순환이 끊어지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2004-01-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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