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국민 부담된 LG카드

[사설] 결국 국민 부담된 LG카드

입력 2004-01-10 00:00
수정 2004-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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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의 유동성 위기 사태가 사실상 타결됐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부담증가로 결론난 것은 문제다.채권단이 1조원 이상을 추가 제공키로 한 가운데 산업은행의 지원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사실 부실화된 LG카드의 인수를 누구도 꺼리는 판이니 어쩔 수 없이 국책은행이 떠맡은 저간의 사정은 짐작이 간다.‘시장 원리대로’ 부도처리하자니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서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여러개의 부실기업을 떠맡아 수년이 지나도 아직 처분하지 못하고 있다.LG카드가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면 몇가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정부는 막판에 LG그룹에 압박을 가해 LG카드 부실의 부담을 늘렸다고 자위할지 모르지만 부실 규모 추정에 판단착오를 범했다.기업어음(CP)발행액을 당초 부실 규모에 넣지 않았다가 나중에 합산한 것이다.일을 제대로 했으면 그렇게 갈팡질팡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재벌 그룹 계열사들의 연쇄 도산을 차단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촉진한다며 정부는 지주회사 체제를 권장해오지 않았던가.LG그룹이 다른 계열사들의 추가 부담을 반대한 논리가 바로 ‘지주회사 체제’였던 것은 아이로니컬하다.

LG그룹측은 지주회사라고 하지만 LG카드에 직·간접의 경영간섭을 해왔다.채권 은행들은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LG카드에 잘못 대출해줬다.골고루 잘못한 책임을 분담한 것이지만 외국계 은행들이 ‘내 탓’이 아니라고 발빼는 바람에 산업은행 부담이 더 늘어난 것이다.

그래도 카드사 하나 때문에 나라가 온통 법석을 떨었던 것은 한심한 일이다.외국에도 없는 독립 카드사를 인가해준 것이나 그렇게 대마(大馬)가 되도록 키워놓아 쉽게 쓰러뜨릴 수 없도록 만든 정부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또 재벌 지주회사에서 오너의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설정,또 다른 시빗거리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4-01-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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