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보호냐 환경정비냐/ 산란기 겹쳐 낙동강하류 쓰레기 수거 ‘고심’

철새보호냐 환경정비냐/ 산란기 겹쳐 낙동강하류 쓰레기 수거 ‘고심’

입력 2003-11-04 00:00
수정 200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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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보호가 우선인가,쓰레기 청소가 먼저인가.”

부산 강서구청이 지난 9월 태풍 매미가 낙동강 하구에 남기고 간 수천여t의 쓰레기 처리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강서구청은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등으로부터 45억여원의 쓰레기 처리비를 지원받아 지난 9월 중순부터 하루 200여명의 인원과 중장비를 동원,낙동강 하류지역에 산재한 쓰레기 2만여t에 대해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도래지인 낙동강 하류에 찾아오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들 지역 등에는 현재 폐어구와 스티로폼,갈대 등 2000여t의 쓰레기가 널려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구청은 철새 서식지인 진우도,장자도,신자도 등에 대한 쓰레기 수거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나 시기가 철새들의 산란기와 겹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산란기(11월∼이듬해 3월까지)에 접어든 새들은 평소보다 신경이 예민해져 사람들의 접근을 싫어하기 때문이다.또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포크레인,청소차(일명 집게차) 등 중장비를 투입하다 보면 소음 등으로 철새들의 산란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구청은 이에 따라 4일 환경관련단체들과 함께 현장실태 조사를 확인한 뒤 쓰레기 수거작업에 대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이성근 부장은 “중장비와 인원 동원에 신중을 기하고 우선 직접적인 영향을 덜받는 곳부터 쓰레기를 수거하고 나머지는 철새가 떠난 뒤 치우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환경단체의 의견 등을 청취한 뒤 철새들의 겨울나기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2003-11-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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