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 시민단체 없는 ‘시민운동 1번지’ “기독교회관 비싼 임대료탓 다 떠나”

NGO / 시민단체 없는 ‘시민운동 1번지’ “기독교회관 비싼 임대료탓 다 떠나”

입력 2003-06-24 00:00
수정 2003-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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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연지동 136의 56 기독교회관(사진).명동성당과 함께 90년대 ‘대한민국 시민사회운동의 1번지’역할을 했던 이곳의 명성도 이젠 옛말이 됐다.

지난 91년 건립돼 한때 30여개 시민·노동·사회단체가 둥지를 틀었지만 최근 ‘녹색소비자연대’가 이사하면서 시민단체가 모두 회관을 떠났기 때문이다.

기독교회관측은 그동안 시민단체들의 열악한 주머니사정을 감안,관리비 수준의 낮은 임대료만 받아왔다.시민단체들이 앞다퉈 입주한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회관측은 2000년 11월 이후 임대료를 매년 두배 가까이 올렸다.입주 시민단체 수는 2000년 30여개에서 2001년 20개로 줄었고,이어 지난해에는 4개까지 줄었다.

반부패국민연대,참교육을 위한 학부모연대,녹색소비자연대,녹색교통운동 등 끝까지 버틴 4개 단체도 지난해 말 임대료를 월 60∼120%까지 인상해 달라는 회관측의 통보를 받고 올 초 이삿짐을 챙길 수 밖에 없었다.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녹색소비자연대는 회관측이 임대료를 월 321만원에서 515만원으로 올리자 지난달 미련없이 서울 용산구 효창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기독교회관이 ‘시민운동 1번지’로 발돋움한 것은 지난 97년 장준하기념사업회가 입주하면서 부터다.이후 민주개혁국민연합,전대협동우회,녹색연합,환경정의시민연대,여성노동자회 등이 속속 입주했다.한국청년연합회,겨레문화답사연합,신사회공동선연합 등도 이 곳을 거쳐 갔다.지난 2000년에는 입주 시민단체수가 30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입주 시민단체들은 함께 시대를 고민하고 활동하면서 기자회견과 토론회,공청회 등 시민운동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지난 10년간 시민단체들이 벌인 ‘최고의 시민운동’으로 꼽히는 2000년 총선시민연대 활동의 상당부분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반부패국민연대 김정수 정책실장은 “시민단체들끼리 긴밀하게 협조하고 함께 고민했던 그 시절이 그립다.”면서 “회관측이 시민단체들을 내몰다시피해 서운했다.”고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김진희 상담실장은 “단체 활동가들 끼리 옹기종기 모여 밤새워 토론하고 사업을 벌이던 그 시절은 시민운동의 발전에 커다란 계기가 됐다.”고 회고하면서 “상업적 목적의 단체들이 잇따라 입주해 기독교회관이 지녔던 역사적 의미가 퇴색해 버린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2003-06-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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