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고민 회계사 자살

분식회계 고민 회계사 자살

입력 2003-06-24 00:00
수정 2003-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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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등록을 앞둔 유명 인터넷 포털 사이트 D사의 회계감사를 맡은 S회계법인 소속 회계사가 “무리한 회계처리를 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이에 따라 금융감독원과 경찰은 D사와 S회계법인이 코스닥 등록과 관련한 회계부정을 저질렀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22일 오전 7시40분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S아파트 앞길에서 이 아파트 21층에 사는 회계사 배모(32)씨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목격자 나모(66·아파트 경비원)씨는 “밖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 밖에 나와 보니 배씨가 피를 흘리며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배씨는 노트북 컴퓨터에 남긴 유서에 “D사의 일방적인 주장을 듣고 회계처리를 한 게 무리가 많았던 것 같다.회사의 의견을 구하지 않은 책임은 혼자 D사와 접촉한 나에게 있는 만큼,대가를 치르기 위해서는 이 길 밖에는 없다.”고 써 회계감사 과정에서 D사의 압력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경찰 조사에서 배씨의 부인 김모(28)씨는 “며칠 전부터 남편이 ‘회계를 잘못했다.’며 괴로워했다.”면서 “이날도 남편이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직장 상사 김모(37) 상무는 “공인회계사협회에서 배씨에게 D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이견을 제기해 배씨가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소심한 성격인 배씨가 회계 감사결과를 괴로워하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회계사 정모(31)씨는 “회계 감사 결과가 잘 안 나오면 회계사 개인이 업체로부터 압력을 받곤 한다.”면서 “배씨도 D업체의 압력을 받고 코스닥 등록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분식회계 등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감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측은 23일 배씨가 맡은 D사의 회계감사 감리 결과 분식회계 등 부적절한 내용이 발견되면 S회계법인측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코스닥위원회도 25일로 예정된 D사의 등록 예비심사를 연기했다.



김미경 이두걸기자 douzirl@
2003-06-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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