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쓴소리

[길섶에서] 쓴소리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2003-05-19 00:00
수정 2003-05-1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고전강독 한비자(韓非子)편에 인의 장막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자어(子)가 재상에게 공자를 소개했다.공자가 재상을 만나고 나오자 자어가 재상에게 공자를 만나본 소감을 물었다.재상은 “공자를 보니 자네가 마치 벼룩이나 이처럼 하찮게 보이네.내가 공자를 임금께 소개해 드리려고 하네.”라고 말했다.자어는 공자가 임금에게 귀하게 여겨질까 두려워 재상에게 말했다.“임금께서 공자를 보시고 나면 재상님을 벼룩이나 이처럼 여길 것입니다.”재상은 공자를 임금에게 소개하지 않았다.

많은 권력자는 주변에 드리운 인의 장막 때문에 쓴소리를 듣기 어렵다.누구나 자기에게 나쁜 소리는 듣기 싫어하기 때문이다.권력자에게 쓴소리를 하기 어려움은 김수환 추기경의 말에서도 잘 알 수 있다.“나도 여러번 청와대에 가보았지만 거기서는 생각대로 쓴소리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그러나 김수환 추기경의 다음 말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실천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대통령은 쓴소리를 싫은 내색하지 않고 들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창순 논설위원

2003-05-19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