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스코프] 인터넷 세대와 진정한 언론개혁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 세대와 진정한 언론개혁

권만우 기자 기자
입력 2003-04-03 00:00
수정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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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인터넷 때문이라고 한다.노대통령은 또 주변에 386세대 참모가 많고 이들과 정신적 동지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이렇게 ‘인터넷’과 ‘386’이 키워드로 등장하게 된 것은 그 양자가 뭔가 과거와 다른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386세대로서 한때 기자를 하다가 학교로 옮겨 온 필자가 보기에도 요즘 기자들은 좀 다르다.술 접대한다고 기사를 빼주거나 실어주지도 않는다.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걸 강요하면 때려치우기 십상이다.

기자의 주요 정보원은 사람이다.출입처의 공무원에서부터 기업 홍보담당자에 이르기까지 취재원이야말로 기사의 시작이고 끝이다.그러나 요즘은 사람을 직접 만나기보다 전자우편으로 대화하는 걸 선호하는 기자가 늘고 있다.만약 정부의 취재지침에 따라 공무원을 절대 만날 수 없다고 하면 오히려 속으로는 잘됐다고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술 마시지 않아도 되고 부담스럽게 밥먹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인쇄술의 발명 이후 언론이라고 지칭하는 매체가 생겨난 이래 인가나 검열,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판할 권리를 얻기 위해 언론은 국가권력과 500년 이상 투쟁해 왔다.

출판을 중심으로 한 언론 통제 유형은 크게 세가지다.첫째는 16세기 유럽에서 태동한 출판허가제로서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까지 수많은 출판인들이 화형을 당하거나 추방될 정도로 탄압을 겪었다.이러한 탄압은 존 밀턴이 저서 ‘아레오파지티카’에서 허가제의 폐해를 지적한 이래 세금에 의한 통제로 바뀌었다.교묘한 언론 탄압형태인 세금제도는 18세기 영국에서 큰 효과를 거두었다.세번째 유형의 언론탄압은 정부에 대한 비판자들을 국가비방이나 훼손죄로 형사처벌하는 것이었다.미국의 입법자들은 이러한 유럽의 법을 철폐하기 위해 수정헌법 제1조에 ‘의회는 언론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를 빼앗는 어떠한 입법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기에 이르렀다.오늘날 우리가 언론자유라 일컫는 권리는 이렇게 확립되었다.편안하게 받아보는 조간신문과 저녁 무렵 의자에 기대어 시청하는 뉴스는 200년전만 해도 꿈도 꿀 수 없었으며 누군가가 피를 흘려가며 얻어낸 것이었다.그러나 모순되게도 민주주의 국가인 21세기의 한국,컴퓨터만 켜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초강국에서 우리 언론은 이 세가지 유형의 언론통제를 모두 겪고 있다.

언론은 입법,사법,행정부에 이은 제4부라 불린다.그만큼 언론이 권력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언론이 제4부로서 다른 권력기관과 평행한 분권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입법부가 국민의 대의기구이듯 언론은 국민의 입이요,귀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참여정부는 정부에 대해 무한히 열려 있는 접근통로를 전제로 한다.이는 국민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예외일 수 없다.구리고 부패한 것이 없다면,그래서 국민이든 언론이든 그 누구에게든 당당할 수 있다면 열려 있는 참여정부여야만 한다.

‘인터넷’과 ‘386’이 상징하는 그 무엇이 정치에서 혁명을 가져온 것처럼 새 정부는 언론에서도 혁명이 일어나리라 믿어야 한다.언론은 정부와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언론은 결코 정부에 의해 개혁될 수 없는 대상이다.정치에서 이뤘던 것처럼 언론개혁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과 양심있는 언론인 스스로가 그 몫을 담당해 주리라 믿는다.그게 진정한 언론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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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만 우 경성대 교수 커뮤니케이션학부
2003-04-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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