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민영화 재검토’ 안팎/조흥銀 앞날 4~5월 판가름

금융기관 민영화 재검토’ 안팎/조흥銀 앞날 4~5월 판가름

입력 2003-02-19 00:00
수정 2003-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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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조흥은행이 금융계의 주목을 받았다.무디스의 은행신용평가단이 오후 3시 조흥은행을 방문해 자산건전성 실태를 조사했고 몇시간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은행 민영화 시기와 방법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수위는 조흥은행 매각계획을 대폭 수정하는 가능성을 공식화했고,무디스는 조흥은행 매각방향을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가늠하는 리트머스로 여기는 듯하다.게다가 공적자금관리위원들마저 매각 백지화에 ‘예측불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조흥은행 처리방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일정

조흥은행 매각을 위한 제3자 실사기관으로 신한회계법인이 선정됐다.공교롭게 이름은 같지만 신한금융지주회사와는 무관하다.공자위 사무국은 한달이상 실사작업을 벌인뒤 신한지주측과 가격협상을 갖는다는 계획이다.4∼5월이 돼야 결과가 나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인수위는 새정부 출범 3개월 내에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의 민영화 원칙과 시기,방법을 검토한 뒤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조흥은행 처리방향은 4∼5월쯤 구체화될 것같다.

●3자 실사 왜 하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조흥은행 노조위원장 등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제3자 기관의 실사 얘기가 나왔고,공자위 회의에서 제3자 기관의 실사를 갖기로 했다.전철환(全哲煥) 공자위원장은 “싼값에 판다는 비판여론도 있어 제3자의 평가가 필요했다.”고 설명한다.

조흥은행 매각 실사작업을 했던 모건스탠리는 매각이 성사돼야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각 쪽으로 몰아붙인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따라서 매각가격에 대한 검증절차를 갖자는 것이다.하지만 실사를 바라보는 시각차이가 존재한다.조흥은행 노조측은 “독자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나오면 매각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공자위원인 정광선(鄭光善) 중앙대 교수는 “조흥은행은 독자생존이 가능한 것처럼 비쳐지지만 장담할 수 없다.”면서 “공자위는 독자생존 여부에 관심이 없고,독자생존을 할 수 있더라도 매각가격이 높으면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지화 가능성은

매각이 백지화되는 경우는공자위가 매각반대를 결정하거나,가격차이가 커서 신한지주측이 인수를 포기하거나,예금보험공사가 팔지 않겠다고 나서는 등의 경우다.

새 정부가 들어서도 대외신인도 등을 감안해 직접 매각백지화를 선언하기는 쉽지 않다.금융권 관계자는 “해외기업까지 경쟁입찰에 참여했는데 매각을 백지화하면 대외신인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라응찬(羅應燦) 신한지주 회장은 “공정한 기관을 선정해 평가작업을 벌이면 가격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조흥은행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철환(全哲煥) 공자위원장은 백지화 가능성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말했다.정광선 위원은 “새 정부가 들어서도 매각자체가 무산되지는 않겠지만 결과는 어떻게 날 지 모르겠다.”며 “공자위는 합의체여서 각자의 의견조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재훈(兪在勳)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은 백지화 가능성에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하지만 공자위에서 매각 백지화로 급선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공자위 소식통은 “표결 끝에 6대1로 신한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위원회가 결정을 번복하면 잘못을 인정시키는 꼴이 되기 때문에 위원들이 스스로 입장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그래서 관심은 새 정부의 은행민영화 계획에 모아지고 있다.

박정현 김유영기자 jhpark@
2003-02-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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