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WHO 결핵국장의 WHO 사무총장 당선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산하 전문기구의 선출직 수장이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한때 유엔의 지원을 받는 최빈국이었고 70년까지 국제사회 지원의 수혜자였던 한국이 유엔에서도 가장 크고 오래된 전문기구의 선출직 수장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높아진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종욱은 누구인가
이 차기 총장 당선자는 1995년 WHO 백신국장으로 재직 당시 세계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소아마비 유병률을 떨어뜨리는 성과를 올려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으로부터 ‘백신의 황제’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백신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76년부터 3년 동안 춘천의료원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하와이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83년 남태평양지역 피지에서 한센병 관리책임자로 WHO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질병관리국장을 거쳐 WHO 본부 예방백신사업국장 및 세계아동백신운동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2000년에는 결핵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북한에 6만명분의 결핵약을 공급하는 등 19개 국가를 대상으로 결핵퇴치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대 의대 후배인 김용익(서울대 의대) 교수,김창엽(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절친하며 그의 당선에 큰 힘을 보탰던 후원회 활동도 서울대 의대 동창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종오(50·전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참여센터 본부장이 손아래 동생이며 막내 동생은 이종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이다.이종오 본부장은 “성품은 조용하지만 끈기가 있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이뤄내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 차기 총장은 대학 시절 내내 경기도 안양 나자로 마을에서 나병 환자를 위해 봉사 진료를 했으며 당시 가톨릭 신자로 한국에 봉사활동을 온 동갑내기 일본인 레이코 여사와 79년 결혼했다.현재 제네바의 작은 아파트에서 부인과 함께 살고 있으며 아들 충호(25)씨는 미국 코널대에서 전기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선출의 의미와 과정
이 국장은 당초 사무총장직에 입후보한 8명의 후보중 군소 후보로 분류돼 주목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지난 21일 열린 1,2차 예비선거에서 30표와 29표를 얻어 1,2위를 차지하면서 일약 ‘경계대상 1호’로 떴다.
이날 진행된 ‘교황선출방식’의 본선투표에서 이 국장은 1∼3차까지 12표,12표,14표를 얻는 등 선두를 유지했으나 4차 투표에서 벨기에의 피어트에게 동률을 허용,이후 2차례의 재투표를 실시하는 피말리는 접전을 벌였다.결국 2라운드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모잠비크 모쿰비 후보의 지지표가 이 국장에게 몰려 17대 15의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 국장의 당선으로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당선자는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북한을 두 번이나 방문했을 정도로 북한에 관심이 높다.따라서 앞으로 WHO를 매개로 남북한간 보건의료사업이나 인도적 지원사업,말라리아 등전염병 공동연구 및 질병퇴치사업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며 한의학 기술교류 등을 통한 협력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노주석기자 joo@kdaily.com
◆이종욱씨 일문일답
세계보건기구(WHO) 차기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이종욱(李鍾郁·58) WHO 결핵국장은 28일 에이즈·결핵·말라리아 등 각국의 난치병 퇴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무총장 선거가 끝난 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국장은 자신이 지난 20년간 몸담아온 WHO의 수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무거운 짐을 떠맡게 된 느낌”이라면서 “북한의 질병 퇴치에 지속적 관심을 가져온 경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남북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향후 WHO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WHO 사무총장은 비단 WHO뿐 아니라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므로 마음이 무겁다.”면서 “오는 7월 취임 때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차근차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서 방금 축하전화를 받았다.”면서 “그동안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정부에서 많은 도움을 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WHO는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 다음으로 큰 기구”라고 소개한 뒤 “여러가지 난치병 퇴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각국과 상의해 일을 처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연합
무엇보다 한때 유엔의 지원을 받는 최빈국이었고 70년까지 국제사회 지원의 수혜자였던 한국이 유엔에서도 가장 크고 오래된 전문기구의 선출직 수장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높아진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종욱은 누구인가
이 차기 총장 당선자는 1995년 WHO 백신국장으로 재직 당시 세계인구 1만명당 1명 이하로 소아마비 유병률을 떨어뜨리는 성과를 올려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으로부터 ‘백신의 황제’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백신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76년부터 3년 동안 춘천의료원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하와이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83년 남태평양지역 피지에서 한센병 관리책임자로 WHO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질병관리국장을 거쳐 WHO 본부 예방백신사업국장 및 세계아동백신운동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2000년에는 결핵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북한에 6만명분의 결핵약을 공급하는 등 19개 국가를 대상으로 결핵퇴치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대 의대 후배인 김용익(서울대 의대) 교수,김창엽(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절친하며 그의 당선에 큰 힘을 보탰던 후원회 활동도 서울대 의대 동창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종오(50·전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참여센터 본부장이 손아래 동생이며 막내 동생은 이종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이다.이종오 본부장은 “성품은 조용하지만 끈기가 있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언가를 이뤄내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 차기 총장은 대학 시절 내내 경기도 안양 나자로 마을에서 나병 환자를 위해 봉사 진료를 했으며 당시 가톨릭 신자로 한국에 봉사활동을 온 동갑내기 일본인 레이코 여사와 79년 결혼했다.현재 제네바의 작은 아파트에서 부인과 함께 살고 있으며 아들 충호(25)씨는 미국 코널대에서 전기공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선출의 의미와 과정
이 국장은 당초 사무총장직에 입후보한 8명의 후보중 군소 후보로 분류돼 주목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지난 21일 열린 1,2차 예비선거에서 30표와 29표를 얻어 1,2위를 차지하면서 일약 ‘경계대상 1호’로 떴다.
이날 진행된 ‘교황선출방식’의 본선투표에서 이 국장은 1∼3차까지 12표,12표,14표를 얻는 등 선두를 유지했으나 4차 투표에서 벨기에의 피어트에게 동률을 허용,이후 2차례의 재투표를 실시하는 피말리는 접전을 벌였다.결국 2라운드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모잠비크 모쿰비 후보의 지지표가 이 국장에게 몰려 17대 15의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 국장의 당선으로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당선자는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북한을 두 번이나 방문했을 정도로 북한에 관심이 높다.따라서 앞으로 WHO를 매개로 남북한간 보건의료사업이나 인도적 지원사업,말라리아 등전염병 공동연구 및 질병퇴치사업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며 한의학 기술교류 등을 통한 협력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노주석기자 joo@kdaily.com
◆이종욱씨 일문일답
세계보건기구(WHO) 차기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이종욱(李鍾郁·58) WHO 결핵국장은 28일 에이즈·결핵·말라리아 등 각국의 난치병 퇴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무총장 선거가 끝난 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국장은 자신이 지난 20년간 몸담아온 WHO의 수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무거운 짐을 떠맡게 된 느낌”이라면서 “북한의 질병 퇴치에 지속적 관심을 가져온 경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남북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향후 WHO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WHO 사무총장은 비단 WHO뿐 아니라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므로 마음이 무겁다.”면서 “오는 7월 취임 때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차근차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서 방금 축하전화를 받았다.”면서 “그동안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정부에서 많은 도움을 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WHO는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 다음으로 큰 기구”라고 소개한 뒤 “여러가지 난치병 퇴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각국과 상의해 일을 처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연합
2003-01-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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