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조성렬씨 논문서 주장/””사대부 종단참여.새인재 등용 한국불교 대대적 개혁필요””

성균관대 조성렬씨 논문서 주장/””사대부 종단참여.새인재 등용 한국불교 대대적 개혁필요””

김성호 기자 기자
입력 2002-07-02 00:00
수정 2002-07-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종교가 민중의 삶에 관여하면서 종교의 궁극적인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사회참여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일반인과 괴리된 종교의 이념과 가치는 더이상 종교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170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불교는 선(禪)불교가 온전하게 보존된 유일한 불교라는 평가도 있다.이에 반해 대중 속에 파고드는 참여와 실천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이같은 상황에서 한국불교의 실천성과 사회참여를 지적하면서 그 대안을 제시하는논문이 발표돼 관심을 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불교포럼이 지난 1년간 공동으로 진행해 온 연구프로젝트 논문집 ‘실천불교의 이념과 역사’에 게재한 성균관대 강사 조성렬씨의 ‘현대 한국의 실천불교-운동과 이념’.한국에서 실천불교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았다.

한국의 실천불교 운동은 민족 분단 상황에서 개발독재와 맞서는 형태로서 사회참여운동,사회 모순을 안에 옮겨놓은 불교의 전근대성과 정권 예속화를 극복하려는 불교개혁,불교자주화 등 세 가지 차원에서 전개되었다.이와 같은 실천불교운동은 1950∼60년대까지는 정화운동의 형태로 불교개혁운동이 일어났으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끝나고 말았다.70년대 유신체제 이후 한국불교계의 사회참여운동은 민중불교운동으로 등장,80년대를 거치면서 대중적인 기반을 확보해 나갔다.한국불교계의 사회참여 운동은 광범위한 국민여론의 동의와 지지를 얻게 됐고 불교개혁을 위한 시도가 몇차례 있었지만 모두 무위로 끝났다.

따라서 실천불교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명확해진다.첫째는 사부대중의 불교교단 참가 문제이다.사부대중의 종단참여는 명분상으로나 현실적으로 당위성을 갖는데,종헌 제8조는 조계종이 승려(비구·비구니)와 신도(우바새·우바이)로 구성된다고 명시했다.그러므로 비구 이외에 비구니·우바이·우바새의 종권 참여는 당연하며 이들을 배제하면 불교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둘째는 공권력 의존의 문제이다.독재정권이 불교를 권력연장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상황에서 공권력 의존문제는 ‘불교자주화’와 직결되지만,민주적인 정부 아래에서는 ‘폭력사태’의 해결수단이 될 수도 있다.다만 폭력사태 해결을 위해 조급하게 공권력에 의존하기보다는,비폭력 원칙 하에 시간을 갖고 포위망을 좁혀가며 여론을 통해 압박해 가는 ‘자주적인 해결자세’가 우선 요망된다.셋째 불교와 사회운동,정치권과의 관계설정 문제이다.그동안 실천불교 세력이 사회운동에 종속적이라든지,특정 정치권과 결탁하거나 그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든지 하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정치적인 민주화가 진전된 오늘날,실천불교운동이 반독재나 진보라는 명분만으로 특정세력을 지지 또는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민간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국불교를 제도적으로 억압해 온 국가권력의 실체가 바뀌는 등 객관적 조건이 개선되었다.하지만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대대적인 개혁과 현대화를 꾀하지 않으면 한국불교의 미래는 결코 보장되지 않는다.이를 해결하려면 이념의 고삐를 단단히 매고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그리고 문중·문도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재를 등용하고,비구니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을 불교개혁의주체로 묶어내야 한다.또한 실천불교운동단체들은 서로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분야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운동의 효율성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김성호기자 kimus@
2002-07-02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