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웅 인사위원장 퇴임사 요지

김광웅 인사위원장 퇴임사 요지

입력 2002-05-23 00:00
수정 200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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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 위원장의 퇴임사 ‘3년의 회고,위원회를 떠나며’ 요약이다.

3년은 매우 긴 시간이므로 남다른 감회가 없을 수 없다.그동안 어렵고 괴로웠던 일이 많았지만 모두가 다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하나하나 해결해갈 수 있었다.

정부는 한 마디로 거대한 기계같다.기계처럼 획일적이다.원리와 원칙이 있어서 이를 거스르면 기계가 돌질 않고,관리들의 사고는 경직될 수밖에 없다.행동도 굳어 있다.

비판의 눈을 감을 수 없기에 이 기회에 몇 마디 한다.

우선 인사 심사가 형식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다.물론 그렇게 하면 각 부처의 장관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지만,당사자를 출석시켜 질문하며 적격성·능력·리더십·책임감 등을 하나하나 심사해야 한다.심사기준도 다양화해 실질적인 인사심사가 돼야 한다.

위원회 개혁이념의 하나가 ‘열린 정부’이지만 아직 열리지 않은 것이 많다.젊은 사무관의 사고도 그렇다.3년 동안 고생하며 생각이라도 바꾸려 했는데 실망이 크다.

청와대도 더 열려야 한다.미국 정부처럼 장관들이 대통령에게 전화하고,넥타이도 매지 않고 집무실로 가 민감한 정책을 의논하는 것이 바로 열린 정부이다.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그러나 작은 기관 안에서도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정보의 공유는 언론과도 가능해야 한다.언론에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으니까 사실이 왜곡되는 보도가 나온다.

정부 인사는 인체에서 피와 같다.피가 잘 흘러야 사람이건강하고,인사가 잘 돼야 정부가 건강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다.그러나 혈관에 혈전이 끼듯 인사에 혈연·지연·학연 등의 인연이 끼어 있어 부처의 업무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 또 다른 개혁이 필요하다.

‘봉사하고 조용히 있다 떠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학교로 돌아가 지난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을 더 열심히 가르치고,전처럼 정부를 비판하는 일도 계속하겠다.
2002-05-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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