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경선과 지역주의

[사설] 민주당 경선과 지역주의

입력 2002-03-18 00:00
수정 2002-03-1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16일 광주,17일 대전에서 각각치러졌다.제주·울산을 거치면서 득표 순위가 계속 바뀌고,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경선은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거니와 광주와 대전의 결과는 지역주의와 관련,중요한 시사점을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광주 경선은 이변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의외의 결과를 낳았다.이곳에서 노무현 후보는 민주당원과 시민들로부터 595표(37.9%)를 득표,491표(31.3%)를 얻은 이인제 후보보다 104표를 더 얻었다.또 광주 전남을 정치적 고향으로하고 있는 한화갑 후보에 비해서는 315표나 더 얻었다.대선본선 득표력이 강한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공감대와 표쏠림 현상이 투표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지역주의 구도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광주시민들의 뜻 또한 크게 영향을미쳤다고 보여진다.

호남지역은 민주화를 위해 다대한 희생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년 동안 지역출신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자극,시민들을 정치적 볼모로 삼아온 곳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 시민과 당원들은 영남 출신인노 후보에게,동교동계의 지원을 받아온 이 후보와 지역출신인 한 후보보다 더많은 표를 몰아 주었다.이는 지역감정에 발목이 잡혀 있는우리나라 정치가 한단계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불러일으키고 있다.현정권이 일부 호남 편중인사로 타 지역의 호남에 대한 배타적 감정을 악화시킨 점이 있긴 하지만광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넘어서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양식이 살아 있음을 경선 결과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전에서는 이 후보가 894표(67.5%)를 득표,219표(16.5%)를 얻은 노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이로써 이 후보는 다시대세론을 주장할 수 있게 됐으며,민주당 경선도 계속국민들의 관심을 붙잡아 둘 수 있게 됐다.대전 경선 결과는 이 후보측의 조직표가 워낙 탄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그러나충남 태생의 이 후보 지역 연고와 함께 전날의 패배에 대한반작용이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달 안에 치러질 충남과 경남지역의 경선 결과가 비상한 주목을 받게 됐다.

근대화와 민주화의 길을 걸어온 우리나라에서 올 대선의최대 과제는 부패 척결과 지역감정 탈피에 모아지고 있다.

지역연고주의를 벗어나 정책 차별화로 국민의 선택폭이 넓어지고,후보들의 이념적 성향이 부각돼 정책 토론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광주와 대전을 거친 민주당의 경선은 지역주의탈피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경선에 참여하는 민주당원과 시민들이 과연 한 단계 더 높은 정치발전을 열어갈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지역감정 탈피의 가능성이 타지역,야당 등 타정치세력으로 확산될지 국민들은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 보게 될 것이다.
2002-03-18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