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 및 애국지사의 공훈을 기리고 호국정신을 함양할 목적으로 설치된 현충시설물 1,465개 중 71.6%에 이르는 1,049개가 설치 근거가 없는 시설물이다.또 245개는 심하게 훼손돼 개·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충시설물들이 이처럼 방치되고 있는 것은 설치근거가문화재보호법,기타 법령 및 조례,지침 등으로 다원화돼 있는데다 관리주체도 국가,군,경찰,지자체,민간단체,개인 등으로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1919년 3월27일 강원도 횡성지역에서 일어난 3·1운동을기념하기 위해 지난 72년 횡성군 횡성읍 읍하리 3·1공원안에 설치된 ‘횡성군민 만세운동기념비’는 동네 아이들의 낙서판 겸 놀이터로 변했다.
기념비 곳곳에는 ‘김○○ 천재’ ‘왕(王)사가지’ 등동네 어린이들의 이름이나 욕설이 새겨져 있고 비석과 기단은 심하게 균열돼 있었다.기념비 주변 공터는 매년 3·1절 기념식이 열리는 것 외에는 주민들의 체육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민 황순석씨(70)는 “우리 고장 선조들의 얼이 깃든 고귀한 곳인데도 기념비를 보호하는 가드레일이나 안내표지판조차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경남 진해시 속천동 속천항 앞 대죽도 정상의 해군 UDT충혼탑도 탑신 일부가 균열되고 기단부 등이 심하게 파손돼 무너지기 직전 상황이다.해군 관계자는 “외진 곳이라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2동의 스웨덴참전비와 영도구 동삼동의 의료지원단 참전기념비 동판과 기념비도 흠집투성이여서 매년 6월25일을 전후해 우리나라를 찾는 참전용사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울 남산 중턱 백범광장에 건립된 백범 김구선생 동상에 부착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 가운데 ‘박정희’ 이름 석자도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다.
근래 들어 중국 동북3성,러시아 연해주,미국 하와이지역등 해외 독립운동시설물 발굴에는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국내 시설물은 방치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수원대 사학과 박환(朴桓) 교수는 “정부가 현충시설물을 일일이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에현충시설물을 지정 또는 해제할 수 있는권한을 부여해야한다”고 말했다.
순국선열유족회 남기형(南基炯) 사무국장은 “현충시설물을 건립할 때만 요란할 뿐 일단 세워지고 나면 그만”이라면서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현충시설물 중 설치 근거규정이 없는 시설물은 1,049개로 대부분 민간단체나 개인이 관리하는 탑,비석,생가,묘역기념관,사당,동상 등이다.
현충시설물의 관리주체는 군·경찰(616개) 관련 시설이가장 많고,지방자치단체(356개),민간단체(133개),개인(123개),국가(74개) 등의 순이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국가와 지자체가 현충시설물의 건립및 관리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공원 등에 현충시설물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국가유공자 예우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한편,현충시설물 설치 및 관리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주석기자 joo@
현충시설물들이 이처럼 방치되고 있는 것은 설치근거가문화재보호법,기타 법령 및 조례,지침 등으로 다원화돼 있는데다 관리주체도 국가,군,경찰,지자체,민간단체,개인 등으로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1919년 3월27일 강원도 횡성지역에서 일어난 3·1운동을기념하기 위해 지난 72년 횡성군 횡성읍 읍하리 3·1공원안에 설치된 ‘횡성군민 만세운동기념비’는 동네 아이들의 낙서판 겸 놀이터로 변했다.
기념비 곳곳에는 ‘김○○ 천재’ ‘왕(王)사가지’ 등동네 어린이들의 이름이나 욕설이 새겨져 있고 비석과 기단은 심하게 균열돼 있었다.기념비 주변 공터는 매년 3·1절 기념식이 열리는 것 외에는 주민들의 체육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민 황순석씨(70)는 “우리 고장 선조들의 얼이 깃든 고귀한 곳인데도 기념비를 보호하는 가드레일이나 안내표지판조차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경남 진해시 속천동 속천항 앞 대죽도 정상의 해군 UDT충혼탑도 탑신 일부가 균열되고 기단부 등이 심하게 파손돼 무너지기 직전 상황이다.해군 관계자는 “외진 곳이라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2동의 스웨덴참전비와 영도구 동삼동의 의료지원단 참전기념비 동판과 기념비도 흠집투성이여서 매년 6월25일을 전후해 우리나라를 찾는 참전용사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울 남산 중턱 백범광장에 건립된 백범 김구선생 동상에 부착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 가운데 ‘박정희’ 이름 석자도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다.
근래 들어 중국 동북3성,러시아 연해주,미국 하와이지역등 해외 독립운동시설물 발굴에는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국내 시설물은 방치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수원대 사학과 박환(朴桓) 교수는 “정부가 현충시설물을 일일이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에현충시설물을 지정 또는 해제할 수 있는권한을 부여해야한다”고 말했다.
순국선열유족회 남기형(南基炯) 사무국장은 “현충시설물을 건립할 때만 요란할 뿐 일단 세워지고 나면 그만”이라면서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현충시설물 중 설치 근거규정이 없는 시설물은 1,049개로 대부분 민간단체나 개인이 관리하는 탑,비석,생가,묘역기념관,사당,동상 등이다.
현충시설물의 관리주체는 군·경찰(616개) 관련 시설이가장 많고,지방자치단체(356개),민간단체(133개),개인(123개),국가(74개) 등의 순이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국가와 지자체가 현충시설물의 건립및 관리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공원 등에 현충시설물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국가유공자 예우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한편,현충시설물 설치 및 관리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주석기자 joo@
2001-11-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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