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ISO인증 ‘속빈 강정’

지자체 ISO인증 ‘속빈 강정’

김병철 기자 기자
입력 2001-08-06 00:00
수정 2001-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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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들이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도입,고품질행정을 펴기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받고 있다.행정을 표준화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치행정의 발전을 과시할 수 있는 잇점이 있어 자치단체들이앞을 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ISO 규정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당초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지자체의 특성상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다 주민들이체감하기가 어려워 예산낭비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태=98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경기도 이천·수원·의정부·평택·시흥시 등 24개 광역·기초자치단체가 ‘ISO 9001’ 인증을 받았다.

자치단체들은 매년 2회 사후관리 심사를 받고 3년마다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부적합 사유가 발생되면 인증이 취소되기도 한다.

인증을 받기 위해선 건설팅 비용 등 3,000여만원이 소요되며 사후관리 비용이 연간 300만∼1,800만원,3년 뒤 갱신심사비가 최고 3,000만원 정도 들어간다.

■문제점=지자체들의 인식이 부족,인증기관에서 요구한 조건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있다.공직자들은 정해진 규정(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표준화된 업무편람을 작성하고 문서 및 기록 등을 정해진 규정에 따라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고객(주민)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켰는지여부를 알기 위해 만족도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행정에반영해야 한다.

ISO 규격에 따랐는지,효과적으로 실행하고 있는지 여부도매년 1회 점검해야 한다.

ISO 규정사항들을 행정에 접목시키기 위해선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들을 교육시킬 만한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교육을 받았더라도 지자체 특성상 잦은 인사로 인해 업무의 연계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본청에서는 인증을 받았지만 구청이나 사업소 등은 제외돼 있어 인사교류가 있으면 재교육을 받아야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잦은 인사와 업무량 과다 때문에 ISO 규정을 실천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게다가 많은 자치단체장들이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에만의미를 둘 뿐 제도가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여부는 챙기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받아놓은 인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제주도는 3년만에 받아야 하는 재심사를 받지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우선 2,500여만원의 예산이 도의회에서 삭감된데다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행정서비스 헌장제와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낭비요소가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ISO 컨설팅회사인 ISO뱅크 윤홍 고객지원팀장은 “공무원들이 전에는 하지 않던 ISO 관리업무가 하나 더 늘어 귀찮아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공무원들은 2∼3년 주기로보직이 바뀌는데 일반기업에서도 ISO관련 업무를 5년 이상본 실무자도 문제점이 나타나면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책=전문가들은 “여러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사회전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ISO 인증제도를 행정분야에 도입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인 추세”라고 입을 모으고있다.

경기도 태스크포스 김창열 팀장은 “ISO 인증은 행정의발전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제도이지만 아직 도입초기단계여서 적응을 못하거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우선 공직자들이 고품질행정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갖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말했다.

계명대 행정학과 박세정 교수는 “자치단체들은 ISO 인증에 따른 품질행정 활동을 특별 프로그램쯤으로 인식하는경향이 있다”며 “일상적인 행정 활동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특히 자치단체장들이 확고한 경영철학 마인드를 갖고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 남구 관계자는 “품질행정에 대한 신뢰를 대외적으로 받을 수 있고 업무의 권한과 책임이 분명해져 문제점이나타났을 경우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설명했다.

지난해 ISO 인증을 받은 충남도의 경우 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최소 3일 걸리던 여권 발급을 1시간만에 해결해주고 있다.

대전,충북도 등지의 주민들까지 몰려 여권신청이 25% 정도늘어났다.

■ISO규격은=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표준화기구(ISO·Internati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에서 제정한 제품의 품질 시스템 규격이다.

세계 공동의 산업 표준을 제정,보급해 국가간 산업표준의차이로 인해 생기는 무역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품질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투명하고 신뢰성있게 보여줄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셈이다.우리나라는 94년에 도입했으며 30여개 기관이 인증을 대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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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김병철·대전 이천열부산 이기철·울산 강원식기자 kbchul@
2001-08-0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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