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할머니 남편 징용일기 공개

팔순 할머니 남편 징용일기 공개

입력 2001-07-20 00:00
수정 200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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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교과서 역사왜곡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80대 할머니가 56년간을 고이 간직해 온 남편의 징용일기를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 청송에 사는 권기용(權琪容·80·청송읍 월막리)할머니는 최근 자신의 남편이 대동아전쟁 때 징용돼 남양군도에서 강제로 노역한 내용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문서를 56년만에 공개했다.

남편 심시택씨가 남긴 편지는 ‘심시택 남양 거주시 일기’라는 제목으로 44년 전쟁터에 강제로 끌려가 1년동안 노역당하면서 체험한 한국인 징용자의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일기에 따르면 심씨는 전쟁이 절정이던 44년 3월쯤 일본군에 의해 남태평양의 한 섬으로 끌려간 뒤 1년여간 고구마잎으로 연명하며 전쟁물자를 공급하는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심씨는 미군의 공습으로 조선인 4명과 일본인 6명이 한꺼번에 사망한 적이 있고 45년에도 이같은 생활을 계속하다 일본의 항복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적고 있다.

이후 인근 섬으로 이동해 미군이 주는 음식으로 연명하다 12월 15일 연락선을 타고 그리운 고향산천에 돌아왔다고 기록돼 있다.

심씨는 40년 4월 권 할머니와 결혼한 뒤 6일만에 징용으로일본에 끌려갔으며 70년 징용시절 혹독한 고생의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권 할머니는 “일본이 역사교과서를 왜곡하는 작태가 너무괘씸해 일기를 공개하게 됐다”며 “남편이 일본에 끌려간데 대한 노임으로 당시 돈 400원(5,000만원 가량)을 보상받기 위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송 김상화기자 shkim@
2001-07-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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