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해외연수’ 실제론 ‘관광’

겉으론 ‘해외연수’ 실제론 ‘관광’

조승진 기자 기자
입력 2000-05-10 00:00
수정 200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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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대부분 관광성 여행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일부 지방의회는 의원들의 여비 마련을 위해 민간단체 보조금 등 예산까지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공동대표 박창신 신부등 5명)는 9일 전북도와 도내14개 시·군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해외연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지난 한해동안 지방의원 260여명이 10억여원의 경비로 1인당 평균 10일간 해외여행에 나서 평균 387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방의원 해외연수는 그러나 방문국이나 여행지가 비슷하고 여행 일정도 관광지 중심으로 짜여지는 등 대부분 전문성과는 동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연수 후 제출한 보고서는 특별한 주제도 없는 단순한 소감문에 불과했으며,그나마 동행한 공무원이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주시의회 행정위원회는 지난해 3월21일부터 4월1일까지 뉴질랜드와오스트레일리아 등 4개국 해외 연수를 다녀온 뒤 ‘뉴질랜드 탐방보고서’를작성하면서 한달 전 뉴질랜드를 다녀온 전북도의회 문회관광건설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시·군의회 의장단협의회는 지난해 8월 지방의원 23명이 해외연수를 나가면서 공무원을 12명이나 동행시켰다.

특히 전주시의회는 지난해 8월 지방의원들의 유럽시찰을 위해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로부터 1,600여만원을 지원받았고,정읍시의회도 지난해 7월 농민혁명 관련 해외연수를 나가면서 갑오농민혁명기념사업회로부터 750만원을지원받는 등 지방정부가 민간단체 등에 지급한 보조금 예산까지 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김남규(金南圭·36) 시민감시국장은 “지방의원들의해외연수가 대부분 관광성 여행인 것으로 확인된 만큼 각 지방의회는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개선책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조승진기자 redtrain@.

*시민연대가 밝힌 외유 실태.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가 9일 공개한 전북지역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는 알맹이 없는 ‘유람성 관광’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북 지방의회 의원 99년 해외공무여행 평가서’라는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전북도의회 K의원과 H의원은 지난해 5월16∼28일 시장개척 목적으로 케냐·짐바브웨·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을 다녀오면서 하루 평균 80여만원씩 860여만원을 여비로 사용했다.

지방의원들은 지난해 1인당 평균 10일간 해외여행에 나서 390여만원을 사용했으며,1년에 30일 이상 해외에 나간 의원도 4명이나 됐다.

일부 지방의회에서는 광역의원과 기초의회 의장단의 해외여비가 항공기 1등급 좌석을 기준으로 책정되어 있는 점을 악용해 실제로는 요금이 1등급의 3분의 1가량인 2등급 좌석을 이용하고,나머지 차액는 여비로 전용한 것으로드러났다.

전북도의회 의사과에 근무한 적이 있는 공무원 김모씨는 “상당수 지방의원들이 해외에 나가서도 국내에서처럼 행세하려 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공무원을 데리고 해외연수에 나간다”고 지적했다.

이 결과 지난해 8월 전북시·군의회 의원 23명이 해외연수를 나가면서 공무원이 12명이나 동행하는 일이 빚어졌다.

전북도의회 한 의원은 “지방의원들의 견문을 넓히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해외 연수의 내용을 놓고 시민단체 등에서 외유성·관광성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항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북시민연대가 지난해 12월8일 전북도를 비롯,14개 기초의회에 해외출장과 연수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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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조승진기자
2000-05-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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