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무한한 가치의 갯벌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무한한 가치의 갯벌

이항규 기자 기자
입력 2000-03-21 00:00
수정 2000-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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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강화도 남단 갯벌을 방문한 적이 있다.강화군수를 비롯한 지역 기관장,환경단체 관계자,지역 주민들과 함께 강화 갯벌을 둘러 봤다.

환경단체는 물론 일반 주민들까지도 이제 갯벌이 중요한 자연재산이며 이를 잘 보존,후세에 물려줘야 한다는 인식을 확고히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있었다.갯벌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영국의 갯벌학자 폴 조세씨도 한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환경단체,지역주민이 갯벌 보존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행정모델을 높이 평가했다.

갯벌의 가치가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이 아니다.갯벌의 환경적 가치는 1970년대에 들어서야 학술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고 1980년대에 이르러정책에 반영되기 시작했다.아직 갯벌에 대한 연구는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면만 보더라도 우리가 갯벌의 보존을 강조해야 할 필요충분조건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경제적 가치만 보더라도 갯벌의 어류 생산성이 에이커당 10t이고,농지나 택지로 사용하는 것보다 3.3배나 높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오염정화 능력도 우리가 미처 몰랐던 갯벌의 가치이다.이밖에도 갯벌은 식량자원과 생물의 다양성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가치를 지니고 있다.갯벌은우리가 모르는 무한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연구가 진행될수록 갯벌의 가치는 더욱 각광을 받으리라 생각된다.

갯벌을 비롯한 우리의 자연자원은 현 세대만의 소유물이 아니다.또한 현 세대는 자연의 혜택을 미래세대도 누릴 수 있도록 잘 보존하고 이용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있다.

이미 세계 여러나라는 갯벌의 가치를 일찍부터 인식하여 갯벌을 매립하는것을 엄격히 금지해 왔고,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철저하게 보존하고 있음을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다행스럽게도 갯벌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아져 더 이상 무분별한 매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정부차원에서는갯벌을 합리적으로 보존하고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해 2003년까지 생태계 조사를 통해 갯벌생태지도를 작성하고 보존가치가 있는 갯벌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할 계획이다.

어업인,시민단체,정부가 합심한다면 과거처럼 무작정 간척으로 갯벌을 없애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또 그래야만 한다.환경을 보존하고 지키는일은 결국 우리 국민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

李恒圭 해양수산부장관
2000-03-21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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