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강원도 씨감자 北送

[외언내언] 강원도 씨감자 北送

장청수 기자 기자
입력 1999-11-27 00:00
수정 1999-11-2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강원도 대관령 고랭지에서 생산된 씨감자가 동해안 뱃길을 통해 북한에 보내진다.강원대학교 남북농업협력위원회는 강원도산 씨감자 30만t을 오는 29일 강릉 옥계항에서 북한 원산대학으로 보낸다.씨감자는 원산대학에서 시험재배에 성공할 경우 앞으로 대량공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씨감자의 북한지원은 그곳 식량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어진다.지난해 씨감자 40만개와 올해 100만개를 이미 북한에 지원함으로써 북한 감자생산량을 20% 이상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김영숙 농업성 부상은 지난 1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총회 기조연설에서 “올해 쌀 등 곡물생산량은 428만t으로 지난해보다 40% 늘었다”고 발표했다.북한이 이날 밝힌 곡물생산량은 지난 92년 이후 제일 높은 수치다.세계식량기구(WFP)와 FAO는 지난 8일 공개한 특별보고서에서 올 북한 식량생산량을 347만2,000t으로 추산했다.북한이 밝힌 생산량보다 80만t가량이 적은 것이다.수치상의 차이는 있지만 북한의 올 농사가 7년 만에 풍작인 것만은 틀림없다.특히 올 농사에서 감자생산량이 45만3,000t으로 늘어나 북한에서 감자가 제3의 주식으로 자리잡게 됐다.김정일(金正日)은 감자를 ‘밭곡식의 왕’이라며 감자심기를 적극 장려하고 있어 앞으로 감자재배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북한당국이 감자농사에 비중을 높이는 이유는 감자가 외부지원없이 자체로재배할 수 있는 밭작물이며 기후영향을 별로 받지 않고 어느 지역에서나 손쉽게 재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자가채종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 감자재배 실태에 비추어볼 때 내년 봄 씨감자 보급이 적기파종만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면 북한의 감자수확은 2∼3배 증산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북한이 감자수확증산을 위한 우수한 씨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강원도산 질좋은 씨감자의 대북지원은 북한 식량난 해결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틀림없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구황식품이나 부식 정도로 이용되던 감자가 식량난 해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씨감자의 북송은 인도적 대북지원의 큰 뜻을 담고 있다.강원도 씨감자 30만t을북한에 보급해서 식량자급에 20% 이상 기여하고 북한주민들의 배고픔을 덜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 강원도 씨감자 북송은 북한의 영농사업을 지원한다는 측면과 함께 식량난을 도와주는 인도적 사업으로 평가된다.

[張淸洙논설위원 csj@]

1999-11-27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