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上 최고의 계급 대령:3(공직 탐험)

地上 최고의 계급 대령:3(공직 탐험)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8-10-17 00:00
수정 1998-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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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전속·이사… 태반이 주말 부부/부대 보조비 턱없이 부족/주머니돈 들여 품위유지/집없는 대령 50% 넘어

K대령은 출근을 위해 정모를 눌러 쓴 뒤 거울 앞에서 “오늘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충성을 다하자”고 다짐하고는 힘차게 방문을 나선다.그러나 그것도 잠시,이마가 반지하 셋집의 출입문에 부딪히면서 정모와 함께 ‘국가와 민족에의 충성’도 날아간다.전방에 근무하다 집 값이 비싼 수도권으로 옮긴 대령들의 비애를 다룬 일화다.

육본 과장인 L대령은 육사 32기.금년으로 임관 22년째를 맞았다. 아직 자기 앞으로 집 한칸 없다.“군에 있는 동안은 집 걱정 안해도 돼 굳이 내 집을 가질 필요성을 못느꼈다”고 말했다.동료들도 집 없는 이가 태반이라고 소개했다.

아내와 고2,중3짜리 자녀 등 그의 가족은 지금 육본 계룡대 20평 아파트에 산다.물론 육본을 떠나면 비워줘야하는 집이다.육본 서울 사무소에 근무하는 자신은 국방회관의 3평 남짓한 숙소에 살며 주말이면 가족한테 내려간다.15평에 살 때는 아이들 침대를 놓을 수 없었는데 2년 전 20평짜리로 옮기면서 몇 ㎝ 차이로 침대가 방에 들어가 아이들이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이들 교육문제.잦은 이사 때문이다.두 아이 모두 국민학교만 7번 옮겼다.지금까지 총 이사횟수는 18번.81년 결혼 후 서울 성수동을 시작으로 용주동,수색,진해 육군대학,경기도 금와,외국유학,다시 서울로,대전으로.그의 가족은 이사를 ‘밥먹듯’했다.

중소도시 이상 부대에 근무할 때는 가족들이 군인아파트에 입주해 살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김없이 셋방살이였다.

수당까지 합하면 L대령의 연봉은 4,500여만원.적지 않은 액수다.게다가 제대하면 연금을 받으니 “굳이 재산 모을 욕심 안낸다”는 게 그의 말이다.

사실 대령만 돼도 경제적으로 크게 어렵지는 않다.전방부대로 가면 부대내 관사를 받는다.또 부대 지프 외에 쏘나타 승용차,운전병,사무실 당번,관사 당번,주임 상사 등의 ‘수발’을 받는다.하지만 전방부대에 근무하는 대령들 중 가족과 함께 지내는 이는 거의 없다.아이들 때문이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령의평균 연령은 43.5세.자녀들이 중학교 이상 다닐 나이이다.부대 따라 이리저리 함께 다닐 형편이 못되는 것이다.그래서 가족은 서울 등 대도시에 남고 본인만 부대 관사에 살며 주말에 서로 오가야 한다.그래서 “두 살림을 벌여 돈 모은다는 건 거짓말이다”고 말한다.이같은 이중생활로 추가되는 생활비 부담은 월평균 50만원이 넘는다.

부대 지휘관으로 나가면 휘하 장병을 거느리고 ‘폼’을 잡는다.하지만 폼에는 돈이 따라야 한다.병사수에 따라 지급되는 부대 보조비는 지휘관 품위를 유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수도권 후방 연대장인 Y대령은 “축구공 한개값이 2만∼3만원이다.연대 축구시합 한번 하려면 축구공 20개는 사야 한다.한달에 나오는 연대보조비가 50만원이니 내 호주머니 돈 안쓰고는 부하를 통솔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한다.부대를 지휘하면서 많든 적든 빚지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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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1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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