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使 한발씩 양보… 접점 찾았다/현대自 분규 해결 실마리까지

勞使 한발씩 양보… 접점 찾았다/현대自 분규 해결 실마리까지

우득정 기자 기자
입력 1998-08-21 00:00
수정 1998-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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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땐 공멸” 인식이 탈출구로/해고 축소로 가닥… 노노갈등 불씨

정리해고 강행여부로 40여일 동안 조업이 중단되는 등 파국을 향해 치닫던 현대자동차 노사분규가 李起浩 노동부장관에 이어 여당 합동중재단의 중재로 마침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20일 盧武鉉 국민회의 부총재 등 중재단이 제시한 정리해고 비율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이어 질뻔한 상황에서 극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양측이 이처럼 벼랑 끝에서 한발짝씩 물러선 이유는 극단적인 대립은 결국 공멸만 가져올 뿐이라는 현실인식에 따른 것으로 이해된다.

올들어 현대자동차 고용조정 문제가 불거진 이후 6,769명의 근로자가 희망퇴직이라는 형식으로 직장을 떠났지만 회사측이 정한 정리해고 커트라인인 나머지 1,569명의 정리해고 문제를 두고 노사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려 왔다. 그 결과 수출과 생산 차질에서 1조5,000여억원의 손실을 초래한 것을 비롯,전체 협력업체의 10%가 넘는300여개 부품협력업체가 부도로 쓰러지는 상처를 남겼다.

현대자동차 분규는 노사 양측의 양보로 경찰력 투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고비도 만만치 않다.

사용자측은 ‘정리해고 강행’이라는 명분을 얻기는 했으나 생산과 수출 차질 등 엄청난 물질적 피해와 근로자들의 불신 등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는 대가를 치렀다. 부품협력업체의 붕괴와 대외신용도 하락 등도 회사가 떠맡아야 할 부담으로 남게 됐다.

노조 역시 “단 한명도 정리해고 할 수 없다”는 당초의 약속을 번복함에 따라 지도력에 치명상을 입었다. 특히 분규과정에서 농성 근로자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는 등 극심한 노­노 갈등을 불러일으킨 것도 쉽게 치유될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전망이다.

정부도 폭력 등 불법이 난무하고 있음에도 법집행을 계속 미룸으로써 법과 질서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결국 현대자동차 노사분규의 종착역은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은 ‘또 하나의 불행’으로 평가돼야 할 것 같다.<禹得楨 기자 djwootk@seoul.co.kr>
1998-08-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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