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면 새 세계도 뵌다던데(박갑천 칼럼)

마음 다스리면 새 세계도 뵌다던데(박갑천 칼럼)

박갑천 기자 기자
입력 1998-02-19 00:00
수정 1998-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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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효종때 문신 조경의 [용주유고]에 ‘학을 묻고서’라는 글이 나온다.두루미(백학)두마리를 키우다 한마리를 죽게한 다음 쓴 글이다.

사육사는 우리에 가두어 키우기 시작하다가 길이 잘듦에 따라 풀어놓는다.두마리 두루미는 앞시내에 나가 청아한 울음울며 놀기도하고 산위에 올라가 주눅좋게 춤추면서는 사람마음을 호리기도 한다.그런 두루미였건만 동네논밭의 곡식을 해치면서 농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다시 가두어 처깔한다.그런지 20일만에 작은 두루미가 죽어버린다.

조용주는 탄식한다.“비록 두루미가 오랫동안 길들여지기는 했지만 한번 우리에서 벗어났으니 그곳을 또 다시 그리워 했을리 있겠는가.한데도 제뜻과는 달리 하루아침에 다시 붙들려 들어앉아서 맘대로 날지도 못하고… 주린배도 못채웠을 것이며…”.자유롭다가 갇힌 두루미는 답답한 마음에 들피진 끝에울화병이 생겼던 것이리라.조용주는 굶고 목말라서 죽었으리라 했지만 제성깔 제가 못이겨 자살해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동물이 그러할때 어찌 사람에게 울화병이 없다 하겠는가.억울하고 원통한일 당하고서 그분을 삭이지 못하면 달려들게 돼있다.그병은 두루미의 경우 못지않게 당연히 위험하다.가령 [삼국지]에서 동오수군도독 주유를 보자.전에 조인과의 싸움때 화살을 맞고 낫지않은 상태이니 성을내면 안된다.그랬건만 치미는 분노를 못참고 제갈양을 저주하며 피를 토하기도 하다가 결국은 울화가 치밀어 죽고만다.“하늘이 이미 주유를 세상에 내놓았거든 다시제갈량을 내놓지 말것이지”하면서.

IMF한파 속에 기업이 쓰러지고 강제퇴직이 늘고 하는 가운데 자살이 잇따르는가 하면 울화병으로 병원을 찾는사람도 부쩍 늘고있다 한다.얼마나 기가 막혔으면 죽고 가슴에 멍이들고 하겠는가.정말 우리는 지금 자마다의 ‘울화병 터널’을 지나고 있다.하지만 울화를 못삭이고서 죽거나 드러눕는다는건 현명한 인간의 자세일수 없다.[삼국지]를 읽으면서 스스로 주유를 어떻게 평각했던가 되짚어 볼일 아닌가한다.

너나 할것없이 마음을 다스려야할 시점이다.옛사람들이 맘속불을 끌때 새세계가 눈에 들어온다고했던 말뜻을 곱새겨봐야겠다.“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구약성서]잠언16∼32)<칼럼니스트>
1998-02-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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