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싸가기(외언내언)

음식 싸가기(외언내언)

송정숙 기자 기자
입력 1997-02-21 00:00
수정 1997-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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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어느 작은 도시에 자리잡은 한국인부부가 그곳에 한국음식점을 냈다.처음 그곳에 정착하면서 이웃을 사귀기 위하여 한국음식을 대접했더니 이웃은 물론 관계관청까지 관심을 보이며 지역을 위해 「별미음식점」을 경영해보라고 권유해서 연 것인데 의외로 재미를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 그들이 경험한 것은 지역토박이가 거의인 고객들은 남은음식을 철저히 싸간다는 점이다.먹다남은 잡채의 몇가닥 당면은 물론 건데기는 없고 한두개의 파쪽과 몇숟가락 안되는 나박김치까지 포장해가기를 원해서 그렇게 해준다.우리 같으면 『…던적스럽게 그걸 다싸가나?』할 것들이다.그래서 작고 큰 용기를 개발하여 포장을 해주게 되었고 그걸 가져간 사람들은 다음에 올때는 빈용기를 가져와 또 싸가기도 하고 용기만 돌려주고 가기도 한다.

음식을 그렇게 아끼는 고객이 고마워서 주인은 음식에 더욱 정성을 들이게 되었고 남은 음식을 버린다는 생각을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우리도 강남의 어느 음식점에서 『남은 것을 포장해 드립니다』라고 벽에 써붙인 것을 본일이 있다.자기가 먹던 것은 싸가서 먹을수 있지만 음식점에서는 버릴수 밖에 없다.그렇다면 싸가주는 편이 주인에게도 도움이 된다.서울의 송파구가 관내의 음식점들에게 남은 음식 싸주기 운동을 벌이도록 권하기로 했다고 한다.독일의 한국음식점처럼 정착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포장체계」부터 갖춰져야 할 것이다.바쁜데 곰살궂게 싸주고 어쩌고 하는 일이 성가시다고 생각하면 실천하기가 어렵다.질탕하게 먹고 남은 것쯤은 돌아다도 보지않는 것이 호탕한 것이라는 생각이 남아있는 사람은 그런 잘아빠진 짓은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경우를 극복해야 이 운동은 뿌리내릴수 있다.참을성있게 지속적으로 운동을 펴는 노력이 없으면 또하나의 「실패의 전례」로 끝나고 말 것이다.그렇게 안 됐으면 좋겠다.<송정숙 본사고문>
1997-02-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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