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구상 지지… 현장 착근책 시급”/교육개혁안 각계 반응

“기본구상 지지… 현장 착근책 시급”/교육개혁안 각계 반응

김경운 기자 기자
입력 1996-05-31 00:00
수정 1996-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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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교육」 모토 학교행정·임시 새틀 제시/변화물결 체감… 교사들 침체분위기 일신/재시험 사태 등 부작용 부상… 인내로 대응

발표 1주년을 맞는 「5·31 교육개혁안」의 취지와 이념은 일선 교사를 비롯,각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그러나 교육현장에서 개혁의 뿌리가 내려지기에는 아직 이르며 굳은 실천의지와 인내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성수 서울대 교수(교육학과)=전인교육,인성교육을 지향하는 교육개혁의 개념이 너무 막연하다.지난 1년간 교육개혁팀은 「열린교육」「수요자중심의 교육」을 내세워 학교행정과 입시제도에 새로운 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그러나 정작 21세기 우리 국민이 지녀야 할 능력과 소양 부분에서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교과지도에만 비중을 두고 생활지도가 외면돼 아쉽다.점수를 위한 봉사활동은 부작용만 가져온다.진정한 인성교육을 위해 생활지도 전문가가 개혁과정에 참가,연구성과와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박도순 고려대교수(교육학과)=교육개혁안의 기본구상과 방향에 대해서는 긍적적인 평가를 내릴만하다.개혁안은 수요자중심의 교육체계,교육기관의 자율화·특성화·다양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다만 일선 현장에서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 문제다.개혁안중 대학부문의 경우 정원·입시·학사행정의 자율화는 각 대학마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어 성공적이다.초·중·고교의 경우 가시적으로 드러난 것이 종합생활기록부와 학교운영위 도입에 그쳐 실감이 덜하다.개혁의 확실한 정착을 통해 다음 정권에서 또 다시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김은식 교장(서울 덕수중)=부분적으로 개선할 점은 있지만 학교 전체가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개혁안이 발표된 뒤 교사들은 침체 분위기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학교운영위에 대한 의견은 여러가지로 갈리지만 일부의 지적처럼 요식행위는 아니다.법령·조례 등을 통해 학교 운영에 대해 세밀한 부분까지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의 묘를 살리면 훌륭한 제도가 될 것이다.교육여건도 나아지고 있다.재정지원이 늘면서 수업에 필요한 학습 시험지는 무제한으로 사용하도록 했다.부분적인 문제는 그때그때 다듬어 나가면 된다.

▲이영덕씨(대성학원 평가관리실장)=교육개혁안은 우리 교육의 고질병이었던 입시난을 진정시키는 「묘약」으로 평가된다.본고사의 폐지는 수험생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 주었다.복수지원의 확대는 고득점 재수생을 대학안으로 끌어들였다.이제 종합반 학원의 시대는 갔다.학원도 지속적인 변화에 능동적으로 동참해야 한다.재시험 파문을 가져온 종합생활기록부의 문제는 당국의 안일한 대응 탓이다.조속한 해결안이 나와야 한다.입시제도의 긍정적인 변화가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이원만 교사(서울 당곡중)=각급 학교마다 설치된 학교운영위의 활동에 기대가 크다.민주적이고 합리적인 학교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일부 학교에서 나타나는 재단의 무리한 간섭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교육개혁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지속적인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다소 나아지고 있지만 학습자료가 턱없이 부족하고책걸상은 체격에도 안맞고 PC통신 교육은 말 뿐이다.「교육재정 GNP 5% 투자」라는 정부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재삼 강조한다.

▲김현준씨(전국교직원노조 정책위원)=교육현장이 바뀌지 않은 교육개혁은 의미가 없다.학교운영위원회의 도입은 전교조에서 가장 환영했던 개혁사항이지만 교장단의 무력화 시도가 기존 육성회와 다를바 없이 제 역할을 못하는 실정이다.종합생활기록부의 도입은 교육여건이 제대로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들에게 형식적인 잡무 부담만 늘려 놓은 결과를 낳았다.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밀학급,거대학교 현상만은 해소해야 한다.

▲김영희 주부(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고1 학생을 둔 학부모로서 교육개혁안 발표이후에도 별다른 변화를 피부로 못 느낀다.재시험 사태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형식적인 봉사활동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교사 한명이 60여명의 학생들에게 제대로된 인성교육을 펼치기는 어렵다.치맛바람이 다시 부는 느낌도 있다.그렇지만 시행 초기이므로 성급한 요구는 자제하고 인내를 갖고지켜 볼 작정이다.〈김경운·박상숙 기자〉
1996-05-3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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