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바나나모임」 식량난 보고서

일 「바나나모임」 식량난 보고서

강석진 기자 기자
입력 1996-05-07 00:00
수정 1996-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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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일부군/“나무뿌리 넣은 죽으로 연명”/작년 식량생산 1년수요분의 45% 그쳐/SOC 홍수피해 커 복구에 시간 걸릴듯

지난달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북한 평양과 황해북도 은파군 등을 방문,달걀 10만개와 바나나 10만개를 전달하는 등 지원활동을 편 일본의 「북한 어린이에게 달걀과 바나나를 보내는 모임」(대표 미키 무쓰코=미키 다케오 전 총리부인)이 최근 북한방문보고서를 작성했다.이 보고서는 홍수피해가 유엔발표보다 심각했으며 특히 사회간접자본 피해가 크고 복구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지난해 대표단이 시찰할 때 유실됐던 다리는 에너지와 건설자재부족으로 방치돼 있었다.다음은 이 모임의 북한방문단이 만난 주요인사의 북한실정 얘기다.

▲전윤현 홍수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가장 곤란한 것은 식량이다.지난해 12월보다 식량사정은 훨씬 나빠졌다.북한이 1년동안 필요로 하는 식량은 7백80만t이지만 지난해에는 옥수수를 비롯해 3백49만t 수확에 그쳤다.96년 생산으로 부족분을 메우기는 무리다.겨울과 봄이 추웠던데다 농업용 비닐이 부족해 올해 수확도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와 노인·여성의 건강악화가 우려된다.가장 필요한 것은 주식으로 달걀과 바나나도 좋지만 주식지원이 바람직하다.유엔 등이 식량을 원조하면 배포보고서를 제출하겠다.그밖에 의약품·노트·교과서용종이·농업자재 등도 원조를 바란다.

▲루나 스와렌첼 UNICEF(유엔아동기금)프로젝트담당관=북한정부의 대응은 최근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태도가 부드러워지고 있다.동해안에 가까운 군에서 영양실조에 따른 아동의 부황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UNICEF와 WFP(세계식량계획)를 통하면 반드시 모니터가 되므로 장기보존이 가능한 비스켓 등을 보내달라.분유와 베이비푸드는 적절하지 않다.홍콩의 카리타스가 보낸 농업용 비닐은 대단히 유용했다.현재 공장을 건설해 기부할 것을 검토중이다.

요즘 북한에서는 5살이하의 어린이에게는 하루 1백50g의 쌀(5백㎈)과 소량의 고기와 채소가 배급되고 있는데 불과하다.영양상태가 대단히 나빠 홍역이 쉽게 유행할 수 있다.백신을 접종하고 있다.아동에 대한 단백질보급의 전망은 없다.

▲트레버 페이지 WFP지역대표=쌀이 부족한 군에서 죽에 풀과 나무뿌리를 넣어 굶주림을 견디어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식용유는 전혀 없고 식사는 하루 두끼다.

WFP는 각국의 추가지원이 없으면 6월부터는 북한주민에게 지원할 식량이 없다.5월중 긴급호소할 계획이다.미국정부의 식량컨설턴트가 가까운 시일 안에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북한은 그의 방문으로 사태가 타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6-05-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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