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를 「호재·악재」로만 보다니(사설)

안보를 「호재·악재」로만 보다니(사설)

입력 1996-04-10 00:00
수정 1996-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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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설명으로든지 정당화도,합리화도 시킬 수 없는 것이 북한이 꾸미고 있는 DMZ사태다.국제간에 맺은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그 자리에 중화기를 배치하거나 병사들이 들락거리며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는,멋대로 된 행동은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그러므로 그 비정상성이 불안하다.

그런데 더욱 곤란한 것은 그것에 대한 우리의 대내적 반응이다.아무리 선거철이지만 이 중대사를 정면으로 다룰 수 없게 하는 분위기가 어이없다.그저 여야간에 오직 「호재냐 악재냐」에만 골똘하여 그 비정상적인 장난을 선거논리의 소용돌이에 함몰시키고 있는 일이 너무 어이없다.

정당한 논의조차도 「선거에 악용하려고 한다」는 이유로 차단하는 야당에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혐의를 받을까봐」 문제제기도 못하는 여당.그것을 공격목표로 해서 정부까지도 무력하게 만들고는 승산 생겼다고 신명난 또 다른 야당에 사태는 볼모잡혀 버렸다.세계의 언론이 주시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이른바 4강들이 비상한 관심속에 긴장한 가운데 우리 태도는 흡사 코미디같다.다음 대통령이 나올 정당이므로 자기는 「무슨무슨 장관」이 될것임을 호언하는 야당후보들은 자기네 「예비 대통령」이 지닌 「레드 콤플렉스」때문에 북한의 「장난질」이 자기들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일에만 전전긍긍할 뿐 이 일이 국리민복에 어떤 타격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접근도 안한다.

국민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를 오직 선거의 「호재」냐 「악재」냐로만 분류하여 그 심각성 자체를 희석하게 만드는 이런 일을 북측은 노렸을 것이다.막무가내로 상대를 해롭게 하는 짓을 하더라도 남쪽은 무기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계산한 간계인 것이다.

이 대책없는 안보불감증을 만든 책임은 누가 뭐래도 정치권이 져야 한다.특히 「안보를 선거에 악용하려 한다」는 말을 선거에 역이용하는 정치권이 더 많이 질 수밖에 없다.

1996-04-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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