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새는 해인사 경판고/반영환 논설고문(서울논단)

비 새는 해인사 경판고/반영환 논설고문(서울논단)

반영환 기자 기자
입력 1995-10-25 00:00
수정 1995-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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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52호 해인사 경판고에 누수현상이 생겨 천장의 회칠 일부가 떨어지는 사고가 최근 보도됐다.지붕기와의 교란으로 인한 누수현상으로 밝혀졌다.임시방편이지만 이를 막기위해 절에서는 비닐로 방수막을 씌우기까지 했다고 한다.경판고에는 세계 유일 최대의 불교경판인 고려시대의 8만대장경판이 소장돼 있다.한방울의 물은 물론,사소한 습기조차 배어나서는 안될 최적의 공간이라야만 한다.

경주 석굴암과 더불어 유네스코의 세계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대장경판과 경판고가 아닌가.

○남대문 녹색안전 띠를

문화재관리국은 최근 이탈리아의 세계적 보존과학자 조르주아 크로치박사를 초청,국내 중요문화재의 안전진단을 실시한 일이 있다.국보1호 남대문과 보물1호 동대문도 대상이 되었다.남대문·동대문은 70년대초 지하철1호선 공사때 「진동에 의한 훼손우려」때문에 논란이 많았던 건조물이다.크로치박사의 진단결과는 『현재로서는 보존상문제가 없으나 주변의 극심한 차량통행과 매연때문에 앞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그는 남대문에서는 차량의 근접통행을 막기위해 폭5m 정도의 녹지 안전띠를 설치하도록 건의했다.오늘의 붕괴위험이 아니라 10년·20년뒤에 올 유적의 수명단축을 우려한 지적이었다.

동양 최고의 천문대라고 할 경주 첨성대가 기울어 경주시는 얼마전 인접 도로를 폐쇄한바 있다.현명하고 적절한 조치였다.1천3백년의 풍상을 겪어온 첨성대가 더 이상 버틸 힘을 잃은 것이다.

○개발과 문화재의 충돌

유적의 도시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차량의 배기가스에 의한 유적의 훼손을 막기위해 지난 봄 모든 자동차의 도심진입을 금지시켰다.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아황산가스 배출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석조물,특히 대리석 유적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대기오염,산성비등은 문화재의 부식을 급속도로 촉진시킨다.문화재의 보존관리가 그만큼 더 어려워졌음을 뜻한다.

문화재는 민족문화의 유산이며 인류문화의 총체적 자산이다.그러나 전쟁과 개발,무지와 무관심에 의해 문화재는 파괴되고 훼손된다.지난 60∼70년대 우리들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은 한심한 정도로 수준이하였다.통영 세병관입구의 돌 벅수(중요민속자료)의 얼굴에 수염과 붉은 입술을 그려 넣었고 한산도 제승당의 오래된 현판은 대통령친필 현판에 밀려났다.서울 석촌동 초기백제시대의 거대한 적석총의 돌을 캐내 서울시가 샛강 둑을 쌓을 정도였으니까.

70∼80년대에는 대대적인 문화재 보수사업이 추진된 반면,개발과의 상충으로 문화재보호에 시련을 겪었다.

국토개발과정에서 적절한 발굴조사없이 유적지가 파괴되고 교란된 사례가 허다하다.

경부고속철도 노선의 경주 도심통과를 둘러싸고 건설교통부와 학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도 개발과 보존의 대표적 충돌이라 하겠다.이런 충돌은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우리는 문화재보존이 언제나 개발에 밀려났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해인사 경판고 누수는 당장 경판에 피해를 주지는 않을지 모른다.그러나 5년이나 10년뒤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될 가능성은 있다.최근 문화재보존은 오늘의 붕괴·파손위험이 아니라,내일의 위험을 예방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사실 오랜 세월의 이끼가 묻은 문화재는 허약할대로 허약한 노약자나 어린이와 다름이 없다.그냥 내버려두면 조만간 수명을 다하거나 혹은 수명이 단축될 운명을 지니고 있다.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막기위한 예방적 진단과 손길이 필요한 것이다.「설마 무슨일이 일어나랴」고 방심하다가 문화재에 치명적 손상을 끼치는 경우가 많았다.

○적극적 보호의지 필요

윤유진 서울시의원, 교육감으로부터 잠실고 증설 확답 이끌어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유진 의원(국민의힘, 송파1)이 3일 진행된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교육감으로부터 잠실고등학교의 2027학년도 신입생 학급 증설 약속을 받아냈다. 이날 윤 의원은 잠실고의 학급 확충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교육감은 이에 동의하며 최소 3학급 증설 요구안을 면밀히 검토해 가능한 규모를 최종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질의를 통해 최근 대규모 재건축과 입주로 잠실고 1단계 1지망 경쟁률이 2025학년도 1.14대 1에서 2026학년도 7.86대 1로 급등했고, 잠실4동 인구 또한 2만 2000명 선에서 최근 약 3만 4000명까지 대폭 늘어난 점을 근거로 교육 환경 변화에 맞춘 학급 복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 의원은 “주민들이 이주하고 학생이 줄었을 때는 학급을 줄였다”며 “그렇다면 재건축이 완료되고 주민들이 다시 들어오는 지금은 늘어난 교육 수요에 맞춰 학급도 다시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지난 잠실고 학급 증설 토론회에서 학부모 대표는 ‘학급 증설이 아니라 학급 복원이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 교육감도 동의하시냐”고 물었다. 이에 교육감은 “타당한 말씀”이라며 “하지만 한 학급을 늘리려면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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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문화재관리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보·보물 보수는 57건 65억원에 불과하다.그동안 보수정화사업이 많이 진행됐다 하더라도 이는 너무 빈약한 예산규모다.문화재는 훼손의 정도가 눈에 띌 정도면 이미 늦은 것이다.지속적이고 과학적인 정밀진단을 통해서 위험의 징후를 사전에 발견하고 적극적인 예방대책을 세워야 한다.
1995-10-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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