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목 껍질·지하수로/16일간이나 버텼다”

“갱목 껍질·지하수로/16일간이나 버텼다”

박용현 기자 기자
입력 1995-07-03 00:00
수정 1995-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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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에 매몰 구조 양창선씨를 통해본 「한계」/외부와 연락 가능했던게 가장 큰 힘/정신적 의지가 생명 연장여부 관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에 대한 구조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지난 67년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에 매몰됐다 16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양창선(64·충남 부여읍)씨가 세인들의 기억에 되살아나고 있다.

이제부터는 인간으로서 견딜 수 있는 한계 상황을 극복하는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후의 한사람까지도 구조작업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양씨의 사례가 관심을 모으는 것이다.

구봉광산 배수부에서 막장의 물을 퍼내는 일을 했던 양씨는 67년 8월22일 하오9시 지하 1백25m 갱안에 갇혔다.

막장 안을 받치던 갱목이 너무 오래돼 썩어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었다.

갱안에 갇힌 그가 처음으로 한 일은 6·25때 해병으로 참전해 통신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플래시의 건전지,망가져 뒹굴던 군용 전화기 등을 이용해 불을 밝히고 갱밖으로 연락을 취하는 것이었다.

외부와의 연락이 가능했던 것이 생명을 부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다른 매몰 사고의 예를 보더라도 「살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더라면 16일을 견뎌낸다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는 천장 벽으로 흘러내리는 물을 헬멧으로 받아마시고 작업복에 스며있는 풀과 갱목의 껍질을 빨아먹으며 연명했다.

매몰 사고 당시 1백75㎝,62㎏이었던 그는 결국 45㎏이라는 피골이 상접한 몸으로 구출됐다.

6·25때 한쪽 눈을 잃어 원호대상자이기도 한 그는 전투를 하면서 1주일 이상 굶은 경험이 생환에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또 82년 9월3일에는 강원도 태백시 태백탄광에서 채탄작업을 하던 전재운(당시 47세)씨 등 4명의 광원이 매몰 사고 발생 14일만에 극적으로 생환했다.

93년 8월17일에는 강원도 태백시 연화동 한보에너지 통보광업소의 여종업(당시 32세)씨가 지하 2천1백88m에 매몰됐다가 사고발생 91시간만에 구출되기도 했다.

양씨 등은 당시 한결같이 『같은 상황이라면 육체적인 어려움보다 꼭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생명력의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박용현기자>
1995-07-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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