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외국에선:5(지방자치 총점검:5)

독일/외국에선:5(지방자치 총점검:5)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5-05-08 00:00
수정 1995-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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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기초단체.주민복지행정만 담당/중앙정치완 무관… 지역발전·살림에 치중/“지방의 원수 너무 많다”일부선 축소 주장

독일의 지방자치제는 정형이 없다.

최대인구를 자랑하는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는 오는 14일 지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선거열기가 뜨겁다.하지만 베를린의 선거는 10월로 다소 느긋한 편이다.

7개주는 이미 지난해 선거를 치렀다.이렇듯 각주마다 선거일이 다르다.선거집중에 따른 국력낭비와 과열 현상을 막으려는 거창한 이유로 중앙정부가 분리한 것은 아니고 각주마다 자치적으로 정한 것일 뿐이다.

독일 내무부의 관계자들은 『지방자치의 특성은 각주마다 달라 모두 파악할 수 조차 없을 정도』라며 『자세한 내용은 각주에 알아보는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16개 주의 주의회 의원들이 받는 월급조차 주에 따라 2천마르크(한화 약 1백만원)까지 차이가 나고 함부르크 시의회 같이 기본급이 한푼도 없는 곳도 있다.주정부 수장의 명칭도 주수상에서 시장,제1시장 등 천차만별이다.물론 임기도 4∼5년으로 달리하고 있다.지방자치의 다양함은 오랜 역사에서 비롯된다.독일에서 지방자치제가 시행되지 못한 적은 단한차례 있다.아돌프 히틀러가 나치정권을 세우며 헌정을 중단했을 때의 일이다.

○주마다 선거일 달라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1871년 「철혈재상」 비스마르크가 통일을 이룩했을 때 마련된 전통의 골격을 유지하고 있다.독일 지방자치전문가들은 『독일은 여러 기초 자치단체라는 벽돌들이 연방정부라는 지붕 아래 뭉친 것』이라며 『연방정부도 자치주를 기둥으로 해 지붕을 얹은 형태』라고 비유하고 있다.

○경찰업무까지 맡아

자치제도는 다양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각주의 권한이 막강하다는 점이다.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의 지방의회 선거가 시작된 지난달 23일 「거구」의 헬무트 콜 연방정부 총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이 소속한 기민당 후보들이 「약체」라는 판단 아래 사민당의 거물 요하네스 라우 현 주총리에 맞서 「기민당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지원유세였다.중앙당이 지방의회 선거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사례다.

주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정당이 주정부를 구성해 책임지고 주의 살림을 맡게 된다.때문에 주의회 선거 결과는 주정부의 장악과 직결되고 때문에 군소정당과의 연정이 곧잘 이뤄지기도 한다.

주정부의 역할 범위는 연방정부의 고유업무인 외교·국방만 빼고는 거의 모든 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경찰업무도 맡고 있으며 심지어 학교교과 과정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결정을 한다.

주정부의 위치는 빌리 브란트와 바이츠체커가 베를린시(주정부)의 시장을 지낸지 얼마되지 않아 연방정부의 총리가 됐다는 전례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주정부의 보다 강력한 힘은 지방자치에 그치지 않고 상원을 구성,하원을 견제하는데 있다.상원인 「분데스라트」의원은 모두 68명.주정부는 인구비례에 따라 3∼6명씩 지명해 상원을 구성하게 된다.

이렇게 구성된 상원은 하원이 제정한 법률안이 각주의 권한에 저촉된다고 판단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현재 사민당이 지배하고 있는 상원은 지난해 말 출범한 콜 정부에 이미 한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

○주정부서 상원 구성

또 헌법상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마약문제 등에 대해서는 법률개정안을 제시해 하원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그래서 주의회 선거 결과는 상원의 장악으로 연결돼 중앙정치무대까지 직접적이고 강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독일 지방자치전문가들은 『독일 의회정치의 경쟁과 협력,조정은 주정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한다.주정부의 막강한 권한과 주정부간 독립은 주와 연방정부,주 사이의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분쟁이 생기면 사안에 따라 헌법위원회나 행정재판소에 이의를 제기하도록 돼 있다.이때 「주정부는 연방제도에 충실할 의무를 지닌다」는 연방제의 불문율이 대원칙으로 작용해 주정부의 독주를 막고 있다.

중간자치단위인 슈타트(시)와 크라이스(농촌)및 기초단위인 게마인데(읍·면)는 중앙정치와는 무관하게 철저히 주민복지에 관련된 업무를 자치적으로 처리한다.독일에는 지난해 말 「한스 디트리히트 겐셔 전외무장관이 우리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지역신문 광고가 나와 눈길을 모은 적이 있다.

○주정부의 독주 막아

전외무장관 같은 이가 마을을 찾아 회고록을 집필할 정도로 쾌적한 마을이니 관광이나 투자를 할 만하지 않느냐는 내용이다.게마인데가 그야말로 지역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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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후 게마인데가 맡은 행정·재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이에따라 게마인데의 행정감독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는 크라이스와 슈타트의 역할 및 권한이 점차 증대되고 있는 양상이다.법학자인 잉고 뮌히 같은 이는 『지방 및 연방정부의 긴축살림을 위해 운영이 방만한 지방 의원수를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파리=박정현 특파원>
1995-05-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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