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 최대의 정치참패/자치단체선거 야당 돌풍 안팎

대만 국민당 최대의 정치참패/자치단체선거 야당 돌풍 안팎

김성수 기자 기자
입력 1994-12-06 00:00
수정 199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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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서 대북 시장·의회 장악/일당지배 견제… 96총통선거 관심

3일 실시된 대만 지방자치장선거에서 야당인 민진당후보가 대북시장에 당선되고 국민당은 대북시의회에서도 과반수획득에 실패하는 등 대만에 거센 야당바람이 일고 있다.

대만성장과 대북,고웅시 등 두 곳의 직할시장 지방의회 의원들을 직선으로 뽑은 이번 선거에서 대북시장에는 민진당의 진수변후보가 현 시장인 국민당의 황대주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진후보의 당선은 개인적 인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평도 있지만 국민당의 황후보는 신당의 조소강 후보에도 밀려 3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국민당은 대북시의회에서도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지만 대만성장과 제2의 도시인 고웅시장 대만성 및 고웅시의회를 장악해 위신은 세웠다.

그러나 49년간 집권해온 국민당에게는 이번 선거가 사실상 최대의 정치적 패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87년 계엄령 해제에 이은 민주화 과정을 심판한 이번 선거는 특히 96년 실시될 총통 직선의 향배를 점칠 시금석으로 국내외의 큰 관심을 모았었다.

국민당과 제1야당인 민진당,국민당에서 이탈한 신당 등 3개 정당이 참여한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중국과의 통일이냐 대만의 독립이냐」라는 문제.

반공을 기치로 한 국민당은 대만의 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며 집권당의 패배는 대만에 큰 재앙이 될 것이며 중국의 침략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국민당은 경제발전과 민주화 성과를 무기로 안정과 번영을 희구하는 중산층을 공략 목표로 삼았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대만이 국제적인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독립이 필수적이며 독립 문제를 국민투표를 거쳐 국론으로 확정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민진당은 또한 부정부패 척결을 모토로 전체인구의 85%에 달하는 대만본토인의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해 8월 국민당에서 이탈한 보수우익 성향의 신당은 대만독립 문제에 대해 민진당 노선을 강력히 비판하는 한편 독립에 반대한다는 것을 당론으로 하면서도 심정적으론 독립에 동조하는 국민당의 모호한 태도에도 불만을 나타냈다.보수성향 유권자들을 주대상으로 득표전을 벌인 신당의 등장이 국민당의표를 잠식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상대방 후보가 돈봉투를 돌렸다는 폭로성 연설이 난무하고 중국이 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첩자를 파견했다는 악성 루머까지 퍼지는 등 혼탁한 양상도 보였다.

국민당의 장기통치에 최초의 반기를 든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들은 급격한 변화는 원치 않지만 현상에 안주하기 보다는 국민당의 독주와 부패를 견제할 야당의 필요성에는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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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사실상 국민당의 일당통치로 일관됐던 대만의 정국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96년 총통 직선에서 이등휘총통의 재선 전망에도 험난함이 예견되고 있다.<김성수기자>
1994-12-0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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