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리대립 첨예… 초반부터 좌초위기/문서검증 난항 「상무대국조」

법리대립 첨예… 초반부터 좌초위기/문서검증 난항 「상무대국조」

박대출 기자 기자
입력 1994-05-25 00:00
수정 1994-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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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없더라도 재판에 영향줄 우려”/검찰/법원/“법논리 보다 「정치적」 이유 복선” 공박/민주

상무대사건 국정조사가 초반부터 법리논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초반부터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국회에서의 증언·감정등에 관한 법률」 제2조와 「국정감사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가 상충되는데 대목을 둘러싼 민주당관 국방부및 법원·검찰과의 해석차이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법리논쟁이 대기하고 있다.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의 개인비밀보호 의무조항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2조와의 「싸움」이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제2조는 『국회에서의 감사·조사와 관련해 증인으로서 출석 또는 서류제출의 요구가 있으면 다른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반면 국정감사·조사법 제8조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계속중인 재판 또는 수사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된다』는 예외조항이다.

이 때문에 국정조사 이틀째인 24일 서울형사지법에 대한문서검증활동에서는 압수수색영장발부대장을 빼고는 단 한건도 문서검증이 이뤄지지 못했다.민자당및 법원측과 민주당측의 법리논쟁만 거듭됐을 뿐이다.이날 신성택서울형사지법원장은 『재판관련 서류에 대한 국회의 열람및 검증은 헌법이 보장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문서제출 거절이유를 밝혔다.국정감사·조사법 8조에 따라 내놓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이에 대해 강철선의원등 민주당의원들은 『국정조사가 재판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2개 법조항을 둘러싼 논쟁은 결론을 보지 못한채 국정감사·조사법 8조의 해석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졌다.민주당측은 「재판에 영향을 미칠 목적이 없기 때문에」 자료를 내놓으라고 요구했고,법원측은 「목적이 없더라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줄수 없다고 맞섰다. 민주당의원들은 또 『법원의 권위와 재판의 독립성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재판에 임하는데서 확립된다』면서 법원측의 거절이 법의 논리보다는 「정치적인」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루전 국방부에 문서검증에서도 이같은 대립으로 군사법원에 넘어가 있는 일부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이러한 논쟁은 곧 있을 예금계좌및 수표추적문에서 재연될 수밖에 없다.은행감독원및 8개 은행점포들은 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의 개인 비밀보호조항을 들어 제출을 거부할 움직임이다. 더욱이 금융실명제 명령은 국정감사·조사법 뒤에 만들어진 것으로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라 당연히 거부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범죄자는 금융거래의 비밀을 보호받을 수 있는 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국정조사의 우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 2개 사안의 「다툼」은 결국 미완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지고 있다.국정조사가 아무런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마침내는 여야 모두의 부담이 될 조짐까지 보인다.이 때문에 민주당측은 28일 여야영수회담에서 김영삼태이 「무언가」를 내놓기를 기다리는 눈치이나 여권의 법해석이 이미 갈려 있기 때문에 그것도 그리 쉽지 않으리라는게 일반론이다.<박대출기자>

◎「상무대국조」 이모저모/야 “재산과 무관한 비자금자료 공개를”/“「영향」 작은 문서 공개” 민자 태도 변화

상무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 나선 국회 법사위는 24일 서울지검과 서울형사지법에 대한 문서검증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주당의원들이 「검찰의 의도적 축소수사」의혹을 제기하며 재판·수사기록의 공개를 요구,법원·검찰과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상오 10시에 시작된 서울지검 문서검증에서 민주당의 정기호·나병선·강수림의원등은 『조기현전청우종합건설회장이 횡령한 1백89억원이 대불공사비,가수금등에 쓰였다는 검찰발표는 그 지출내역에 대한 자금추적을 했을 때만 가능하다』고 전제,법원에 제출된 문서목록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

특히 강의원은 『조씨의 비자금 장부 3건을 검찰이 압수하고도 법원의 증거목록에는 빠져있더라』면서 비자금장부의 공개와 수표추적등을 촉구.

김종구서울지검장은 답변에서 『비자금장부는 수사대상인 횡령죄에 대해 조씨가 모두 자백한데다 청우종합건설 김영일이사의 진술,자금관리장부등으로도 기소요건이 충분해 제출하지 않았었다』면서 『그러나 법원의 요청이 있어 지난 10일 법원에 제출했다』고 설명.

김지검장은 또 『수표추적도 같은 이유에서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다만 시티은행에 입금된 이모씨명의의 약속어음 1장과 당좌수표 7장은 당사자인 대로개발 이동영사장등의 동의아래 횡령사건에 대한 보강수사차원에서 추적했다』고 「의도적인 한정수사설」을 일축.

○…하오에 시작된 서울형사지법의 문서검증에서도 민주당의원들은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앞세워 『조씨의 횡령등 재판과 무관한 비자금의 정치권유입관련 자료들을 공개하라』고 선수.

이에 대해 신성택법원장은 『조씨는 상무대공사대금 횡령등 사건의 당사자로서 그 자금사용에 대해 재판이 아닌 다른 절차에 의한 개입은 불가피하게 그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요지로 재판기록의 공개를 거부.

그러나 회의 막바지에 민자당의원들이 『변호인들이 이미 대부분의 재판기록을 복사해 간만큼 재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문서는 공개하면 어떠냐』고 태도를 갑자기 바꿔 여야영수회담성사와 관련해 모종의 정치적 타협이 있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무성.

강재섭·박헌기의원은 『문서검증보다 중요한 것은 증인·참고인신문이니 변호인들을 통해 이미 유출된 관계서류는 공개,국정조사의 유종지미를 거두자』고 제안.

신법원장은 이에대해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지 담당재판장과 논의,공개해도 무방한 것은 제출하겠다』고 답변.<박성원·박용현기자>
1994-05-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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