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축소·동결은 성급하다/김동성 중앙대교수(정경문화포럼)

국방비 축소·동결은 성급하다/김동성 중앙대교수(정경문화포럼)

김동성 기자 기자
입력 1993-10-28 00:00
수정 1993-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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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 군축은 막강군사력 있기 때문/연구개발비 3%뿐… 장기투자 힘쓸때

국회는 지난 국정감사기간동안 과거와는 달리 「정책감사」의 참신한 모습을 부각시킴으로써 의회활성화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고자 했다.이제 국민들은 내년예산안의 심의와 관련된 의정활동을 주시하면서 평가하게 된다.예산안의 심의에서 대두될 논쟁점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적정국방비」책정과 관련된 문제이다.

「적정국방비」란 안보위협에 대해 「충분」한 정도의 억지력을 발휘하면서 국가차원의 배분에 있어 「합리성」을 겸비하는 최적의 군사비책정을 말한다.따라서 구체적 안보현실에 대한 판단과 실제 군비태세의 소요에 따라 적정군사비 규모가 산출된다.

그런데 구체적 안보위협에 대한 인식과 감응의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군비태세의 소요는 전문적인 전략및 지식체계를 요한다.거기에다 국가차원의 배분에 있어서의 「합리성」 문제는 경험론적 해명수준을 크게 벗어나질 못한다.더 나아가 최근 우리 현실은 군부통치에 대한 역사적 배반감,그리고 율곡사업에 관련된 불신 등에 얽혀있다.따라서 「적정국방비」책정문제에는 차가운 국민정서와 또한 직결되어 있다.

내년예산과 관련된 「적정국방비」논쟁이 가열되기전에 몇가지 기본관점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요구된다.그 첫째는 탈냉전적 신국제질서 형성과정이 우리의 안보환경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우리의 안보위협대상은 이제 북한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자국이기주의적 다극화추세에 따라 우리의 안보전략은 시·공간적으로 확대돼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특히 한번도 자주국방을 해보지 못한 우리의 입장에서 신국제질서의 전개상황은 「국가주권」에 관한 심각한 사색을 요구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최근 세계적으로 「다자간 안보」 혹은 「공동안보체제」를 논하고 「군비축소」를 논하는데 주변국가들이 융통성을 보일수 있음은 이미 지난 수십년동안에 걸쳐 이들은 막강한 군사력을 건설해 놓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우리의 경우 무역경쟁의 가열에 따른 해상교통로에 대한 보호 혹은장악에 있어 무력한 입장 그대로이며 일천한 방위산업체제의 보유상태하에서 영세한 연구개발비 투자에 머물러 있다.

셋째 최근 안보논의과정에서 경제및 과학기술등 비군사적 분야의 도전을 강조하는 것이 곧 국가안보의 주된 내용이 군사적 영역에서 비군사적 영역으로 치환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특히 엄청난 살상공격력을 갖고 있는 북한의 무력을 눈앞에 대치시켜놓고 있는 상태에서 군사억제력의 중요성은 희석될수 없는 대상인 것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의 당면문제는 무작정 충분한 국방력보유를 위한 재정지원을 할 수있는 국가의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 있다.따라서 국방비절감 혹은 효율적 사용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은 적극적으로 모색될 수밖에 없다.그중 하나가 병력감축을 통한 절감방식의 제의이다.그런데 20만명의 사병을 감축하더라도 이는 1개 보병사단을 1개 기계화 사단으로 개편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에 불과하다.실상을 알면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또한 국방비중에 「운영유지비」에 계속 칼을 댈수도 없는 상황이다.현재의 실정중의 하나로 장병처우와 관련하여 10년이상 복무한 군간부들의 자가보유율은 현재 40%로,일반국민의 주택보급율 75.1%에 크게 못미치고 있고 장교및 하사관의 전역희망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심사로 주한미군을 대체할 전력확보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자주정보능력과 첨단과학기술장비를 획득해야만 한다.그러나 이를 위한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이다.따라서 하나씩 우리의 힘으로 충족시켜 나갈 수밖에 없는데 연구개발비는 아직도 국방비중 3.3%수준에 불과하다.그나마 국방비는 직·간접적으로 국민경제발전및 과학기술개발과 연계협력관계를 유지하도록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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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적정국방비」관련 논쟁에 있어서 성급히 국방비축소 혹은 동결에다 초점을 두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아직 때이른 감이 있다고 하겠다.오히려 국방비의 사용에 대한 보다 철저한 조정및 감시체계를 수립하여 부문간의 효율적 배분과 사용,미래지향적 투자의 장려,그리고 국민경제발전에 연관될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대안에 관련된 논쟁에 초점이 모아져야 하리라 본다.
1993-10-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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