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중 막는 은행빚 출자전환(사설)

재벌집중 막는 은행빚 출자전환(사설)

입력 1993-05-16 00:00
수정 199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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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식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재벌의 지나친 소유집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은행대출금을 기업에 대한 출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정책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가진 정책협의회에서 제기된 출자전환안을 부총리가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방안이 제기된 후 재무부와 금융기관은 출자전환이 자칫 잘못하면 은행의 부실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입장을 보여왔다.출자전환문제는 그 정책의 기대효과에도 불구하고 해당은행에게는 아주 예민한 문제여서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할 사항이다.

물론 출자전환은 재벌의 소유집중완화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30대 재벌 계열사의 92년말 현재 은행대출금은 모두 2조7천4백억원으로 전체대출금의 18%를 차지하고 있다.이처럼 재벌은 막대한 은행빚을 갖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빚을 내어 문어발식 확장을 해왔다.

소유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상호출자를 동결하고 타회사 출자의 경우 총액기준으로 기업순자산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정부가 규제하자 은행돈을 빌려 자본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규제를 빠져나가고 있다.그래서 재벌의 경제력집중억제시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출자전환은 그 점에서 상당히 강도 높은 정책에 속한다.

만약에 재벌이 은행 빚을 출자로 전환하지 않으려면 은행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그렇게 되면 재벌들이 빚을 빌려 이사업 저사업에 손대는 문어발식 경영이 어렵게 될 것이다.한편으로는 재벌의 금융자금 독과점으로 인해 피해를 입어온 중소기업들이 대출받는 것이 용이해지게 된다.이같이 출자전환이 기대하는 효과는 크다.

그러나 은행의 입장에서는 대출금은 금리가 정해져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고금리체제여서 고율의 이자를 받아왔다.대출금이 출자로 전환될 경우는 해당기업이 흑자를 내지 못하면 배당을 받을 수가 없다.은행부실화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그러므로 경제기획원은 출자전환문제를 정책으로 확정하기 앞서 재무부와 은행 등 관계기관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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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출자전환을 정책으로 채택할 경우 은행부실화를 막을 수 있는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또 출자전환의 대상기업이 은행의 대주주인 경우 은행이 재벌을 지배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재벌이 은행을 지배하는 부작용이 초래될 것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할것이다.은행의 대주주 주식소유 상한선(8%)을 대폭 축소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다.
1993-05-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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