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부담벗고 자유롭게 정진하라(사설)

황영조,부담벗고 자유롭게 정진하라(사설)

입력 1992-12-27 00:00
수정 1992-12-2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몬주익 언덕의 드라마로 올림픽한국의 영광을 절정에 올려준 바르셀로나의 영웅 황영조선수의 「은퇴설」은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다.다행히 그 뜻을 번복은 했다지만 느닷없이 튀어나왔던 황선수의 은퇴소동은 우리를 아직도 당혹스럽게 한다.

이 충격은 진작부터 우리가 예감해오던 일이기도 해서 더욱 그렇다.올림픽마라톤 제패후 그에게 가해진 과잉관심과 무분별하고 이기적인 동원들이 그의 새로운 수련을 방해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우리는 일찍부터 해왔었다.

모든 정상에 이른 「영광」은 다소간에 부담이 되어 되돌아오게 마련이다.한번의 영광이후 그 중압에서 헤어나지 못해 시들고마는 선수는 국내외에 수없이 많다.황선수도 그중의 하나일수 있다.그렇잖아도 그는 훈련이 너무 힘들어 달리는 자동차에 뛰어들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겪은 적이 있는 선수다.그런 그에게 마침내 『은퇴해 버리고 싶을 만큼』시달리게 한 것은 너무 심한 일이었던 것같다.

한번 정상을 정복한 선수가 그것을 지켜 2연패의 공적까지 이루는 일은 그렇게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그래도 우리의 황선수는 그것을 한번쯤 기대해볼만한 조건을 고루 갖춘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그런 선수를 기량과는 관계없는 정신적갈등 때문에 무너지게 하는 것은 우리의 커다란 손실이다.

또한 그 심경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냉큼 「은퇴」부터 생각했다는 황선수의 태도에도 많은 실망을 느낀다.국민의 기대와 관심이 다소 지나쳐서 감당하기가 힘들었더라도 자기관리는 자신이 잘 했어야 한다.한데다 정신을 뺏기지 말고 정신을 가다듬어 다음을 향해 몰입했다면 좋았을 것이다.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마침내 책임지는 것은 자기다.「황영조」쯤 되는 큰 선수는 더욱 그렇다.

황선수는 평범한 한 금메달리스트에 그치지 않는다.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여 국민에게 희망의 기대를 준 공인이다.안될 때 안되더라도 비참하게 무너지는 모양을 남기는 것은 국민을 슬프게 하는 일이다.또한 「92년의 영광」으로 그는 할일을 충분히 다한 선수다.책임감으로 짓눌릴만큼 요구할 것이 우리에게는 없다.남은 일은 마음놓고 기량을 발휘하여 다시 한번 통쾌한 도전을 해보는 일이고 그로써 얻어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덤의 기쁨일 것이다.그것이 국민의 기대이므로 황선수는 느긋이 다음에 대비하면 된다.그럴 수 있도록 우리 서로 돕는 일을 이 기회에 합의하는 것이 좋겠다.
1992-12-27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