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장개방 미보다 일에 이익/김우중회장 한미우호협 강연

한국의 시장개방 미보다 일에 이익/김우중회장 한미우호협 강연

입력 1992-07-28 00:00
수정 1992-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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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에 대한 미의 평가 상당부분 왜곡/민간차원 협력 통해 양국관계 재정립 필요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코티에서 양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우호협회 남캘리포니아지부 창립총회에 특별연사로 초청받아 「미국에 뿌리 심는 민간의 동맹」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네개의 소제목으로 나뉜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한미관계의 변화하는 모습◁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은 군사적 동맹국으로서 공산주의의 팽창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공유해 왔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양국 관계에 정치·군사적 우호보다 경제적 이해가 앞서는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지금까지의 군사적 협력관계가 경제적 갈등관계로 옮겨가는 우려스러운 조짐도 있다.

미국이 한국경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공정한 무역」이라는 원칙만 강조한다면 미국의 실익은 보장하지 못한 채 한국의 경제적 기반만 약화시킬 것이다.한국의 수입구조는 지리적 여건상 미국보다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따라서 일반적으로 한국시장이 개방되면 미국보다 일본에게 더욱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미국이 1백만달러어치의 상품을 팔고자 개방시켜 놓은 한국시장에는 연이어 10억달러에 이르는 일본상품이 밀려든다.한국으로서는 대미 무역관계가 개선되기보다 오히려 대일 무역적자만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한미간의 교역협상에 발전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으면 똑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 명약관화하다.양국은 협상을 통해 미국에 현실적 이익을 주는 품목을 중심으로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한국의 현실◁

미국에서 통용되는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는 과거 한국이 급속한 발전과정을 보이던 시절의 연장선상에서 거론되는 예가 많다.이로 인해 한국은 엉뚱하게 제2의 일본이라는 과장된 찬사에 접하기조차 한다.이런 시각은 상당부분 왜곡된 것이다.현재 한국의 국민총생산(GNP)은 일본의 8%,미국의 4.5%에 불과하다.한국의 대미수출은 88년을 고비로 하강세로 돌아선 반면 대미수입은 85년 이래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해에는 3억3천5백만달러의 대미 무역적자를 보였다.미국이생각하는 한국경제와 한국의 경제현실 사이의 갭은 미국의 기대치가 갖는 비현실성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민간차원의 협력이 중요◁

미국은 한국에게 여전히 좋은 친구이며 기초기술과 자본을 제공하는 역할에도 큰 변화가 없다.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도 한국은 동북아의 군사전략에서 여전히 중요한 존재이며 무역 대상국으로서의 중요성이 더해갈 것이다.이러한 상호간의 필요성을 고려할 때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양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상호신뢰 아래 양국의 문화와 경제적 배경,그리고 서로의 국민성을 깊이 이해하고 교류한다면 우리는 더욱 새롭고 더욱 발전적인 모습으로 한미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리더십과 희생정신◁

이제 「미국은 위대하다」는 자부심이 구체적인 노력에 의해 현실화되어야 한다.지금 세계는 미국이 이러한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요구하고 있다.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이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대단히 막중하다.
1992-07-2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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