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파동」부른 한보 정태수회장은 누구인가

「수서파동」부른 한보 정태수회장은 누구인가

유은걸 기자 기자
입력 1991-02-07 00:00
수정 199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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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투자로 재미… 철강 인수후 급성장/세리 출신… 79년 은마아파트로 기반다져/철저한 자금관리로 정평… 점술에도 심취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 사건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한보그룹의 정태수회장(68)은 땅투자의 귀재로 정평이 나있다. 또 뛰어난 사업 및 로비수완과 함께 자금관리를 철저히 하고 점술을 신봉하는 등 남다른 데가 많은 기업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무공무원 출신의 정회장은 공직에 있을 때부터 일찍이 부동산에 손을 대기 시작,재미를 보아왔다.

그는 지난 74년 한보상사를 설립,본격적인 기업활동에 나서기 전부터 택시사업과 광산운영에 참여하는 한편 서울 강남지역 등에 많은 땅을 사모아왔다.

정회장이 아파트에 손을 댄 것은 서울 구로동 재개발지역 1천2백평에 1백80가구를 지은 것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번돈으로 침수가 잦은 서울 대치동 지역의 땅을 헐값에 사들여 지난 79년 당시 큰 건설업체들이 엄두를 못내던 4천4백여가구의 대규모 은마아파트 분양에 나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한보주택이 은마아파트 건설에 착수할 때만해도 불경기로 분양전망이 극히 불투명한 상태였으나 유가와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불기 시작한 아파트붐을 타고 전량분양을 마쳐 주택건설업체로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 여기서 챙긴 돈으로 이웃땅을 사들여 미도아파트를 짓는 등 땅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나갔다.

그는 땅투자로 성공한 기업인답게 땅을 선택하는 감각과 안목이 뛰어나고 집착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게에서는 정회장의 뒤를 따라 땅을 사면 틀림없이 재미를 본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정회장은 택지조성·주택건설에 참여한 다음에는 대금으로 돈으로 받지않고 땅으로 받았다. 또 땅을 고르는데 있어서도 쉽게 집을 지을 수 있는 보통의 택지를 사들인 것이 아니고 당장 주택을 건설하기 어려워 다른 사람들이 매입을 꺼리는 녹지지역을 골라 택지로 용도를 변경하는 노련한 수완을 밝휘해 왔다. 5공화국 시절 내로라하는 대형주택건설 업체들이 추진하다 포기한 서울 반포동 성모병원 뒤쪽의 녹지를 사들여 미도아파트를 지은 것이라든가 세검정 등지의 녹지지역에도 아파트를 건설·분양함으로써 많은 의혹을 사왔다. 이같이 집을 짓기 어려운 녹지에 한보가 아파트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인인 이규동씨와의 친분관계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정회장은 82년에 한보탄광을 설립하고 84년 금호그룹으로부터 철강업체를 인수,재벌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같이 부상할 수 있었던 데에는 꼭 필요한 시기에 연도 뒤따랐다. 은마아파트가 히트를 친것도 그렇고 금호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철강업체가 철근수요 증가로 많은 이익을 안겨줬다.

그는 자금관리에 철저해 해외출장을 갈 때에는 기간중 자금운용한도를 정해 그 범위안에서 쓰도록 했고 회사직인을 갖고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점술·사주 등에 남다른 집착을 보여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점을 치든가 사람을 고르는데도 관상과 사주를 보기 좋아했다. 그는 비자금을 별도관리했으며 관공서 등을 출입할 때 혼자 다녀 회사에서도 누구를 만나는지 모를 정도로 기밀유지에 신경을 써왔다.

그동안 녹지에 손을 대 재미를 보아왔던 정회장은 결국엔 이번 수서지구의 녹지로 덜미가 잡혀 위기를 맞게 됐다. 한보그룹은 수서지구외에도 서울 가양동 지역에 정회장 등 임직원 명의로 건축이 불가능한 자연녹지와 밭 등 4만여평의 땅을 더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보그룹이 이같이 서울지역의 녹지에 계속해서 손을 댄 것은 서울시 출신의 고위간부를 사장에 영입하는 등 서울시와의 관계에 상당한 자신을 가진데다 대한하키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넓혀온 지면과 로비기반을 믿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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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장이 사운을 걸고 말많은 수서지구의 조합택지분양을 추진한 것은 충남 아산만에 추진중인 대규모 철강단지 조성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결국 잡히는 법이다. 또 무리에 무리를 계속하다 끝내는 파국을 맞게될지도 모를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 사건은 한보그룹뿐 아니라 경제계에 큰 파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데 또 다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유은걸기자>
1991-02-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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