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업소 정화 실효 거두려면(사설)

유해업소 정화 실효 거두려면(사설)

입력 1990-10-27 00:00
수정 1990-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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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주변 유해업소에 대한 일제단속이 또 벌어질 모양이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에 접하고 언뜻 이 조치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거두게 될지 솔직히 말해 의문부터 앞선다. 그것은 지금까지 비슷한 정화조치의 되풀이를 숱하게 보아왔으나 여전히 학교주변의 환경은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당국은 연말까지 시한을 정해 완전 정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나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줄로 여긴다. 단속의 내용이 처음부터 허점을 지니고 있어 그러하다.

우선 연말까지의 시한이 잘못됐다. 우리의 학교주변 문제는 2∼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에 쉽게 해결될 만큼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유해업소를 당국의 힘만으로 뿌리 뽑겠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나 안이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이번에야말로 「범죄와의 전쟁」 차원에서 유해업소를 근절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지나 현재 유해업소의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이상으로 정화의 어려움도 크다는 것을 똑바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럴 때 조치가 실효를 갖게될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여러 실례를 열거할 필요도 없이 유해업소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심각하다. 나이어린 청소년들이 각종 범죄에 빠져들고 병들어가는 청소년 비행의 커다란 요인이 바로 이 유해업소에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행정당국은 그야말로 말뿐인 단속이나 계도에 그쳐왔다. 또 단속의 근거가 되는 학교보건법의 규제내용에 모순이 있어 적발돼도 상응하는 처벌을 받지 않아왔다. 그런가 하면 법이 발효되기 이전의 기존업소에 대해서는 그나마 속수무책인 게 현실이다. 노점상들도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데서 단속의 효과는 기대할 수가 없었고 그러는 가운데 유해업소는 날로 증가추세를 보여왔음을 여러 조사결과는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기회에 당국은 단속을 지속적이고 철저히 하는 한편 정화의 주체가 학부모 중심이 되도록 전국민 호응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단속은 당국의 방침대로 학교보건법을 바꿔 규제대상을 조정ㆍ확대해서 실시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 적발된 업소나 학교당국이 고발한 업소는 반드시 적법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한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를 못해 단속이 언제나 말뿐에 그쳐왔고 업소에서는 단속기간만 눈을 피하면 된다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같은 한심한 작태가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박히게 될 때 단속은 실효를 함께 하게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속기간이 올해 연말까지라는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뿌리 뽑힐 때까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또 기존업체들에 대한 대책이 중요하다. 폐쇄만의 조치는 민원이 된다는 사정을 감안해서 합리적인 이전대책도 함께 마련될 때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단속이나 처벌도 유해업소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는 당위성이 공감을 갖지 못하게 될 때 그것은 종전과 같은 일시적인 미봉책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민들이,바로 학부모들이 학교주변을 감시하고 유해업소들이 더이상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나설 때 유해업소는 근절된다고 믿는다. 정부는 그런 정화운동을 학부모들이 학교와 함께 중심이 돼 벌이도록 호응을 유도해주기 바란다.
1990-10-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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