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감독’ 강동희, 코트를 점령하다

[프로농구] ‘감독’ 강동희, 코트를 점령하다

입력 2012-02-15 00:00
수정 2012-02-1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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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가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1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KT를 73-60으로 누르고 40승(7패)을 채웠다. 2위 KGC인삼공사(32승14패)가 남은 8경기를 다 이겨도 동부가 앞선다. 47경기, 123일 만에 일군 정규리그 우승은 KBL 역사상 가장 빨랐다. 동부는 2007~08시즌 세웠던 48경기, 141일 만의 우승을 갈아치우며 4년 만에 정상에 섰다. 40승을 확정한 것도 제일 빨랐다. 연승 기록도 ‘14’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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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살살해”  1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2011~12 정규리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KBL 역사상 가장 빠른 47경기, 123일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일군 동부 선수들이 강동희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부산 박성일기자 sungil@sportsseoul.com
“얘들아, 살살해”
1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2011~12 정규리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KBL 역사상 가장 빠른 47경기, 123일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일군 동부 선수들이 강동희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부산 박성일기자 sungil@sportsseoul.com
예고된 우승이다. 동부는 연패 한 번 없이 초반부터 너무 잘나갔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을 앞세운 ‘원주 산성’은 진화했다. 외곽 안재욱·박지현도 자신감이 붙었고 김봉수·진경선·최윤호 등 식스맨의 짜임새도 좋았다.

오히려 강동희 감독이 쓴 역사가 신선하다. 강 감독은 KBL 최초로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1997시즌 기아자동차 선수로, 2007~08시즌 동부 코치로, 그리고 올 시즌 사령탑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강 감독은 “난 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선수 때는 허재·김유택 같은 훌륭한 동료들과 뛰었고, 코치 때는 ‘명장’ 전창진 KT 감독에게 배웠고, 감독으로는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 등 좋은 선수들을 보유했다는 이유다.

강 감독은 “전창진 감독 밑에서 지도자로 눈을 떴다.”고 했다. 전 감독과 4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착실히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치밀한 패턴플레이와 수비 전술을 배웠고, 선수들과 ‘밀당’하는 법도 익혔다. 전 감독은 동부 사령탑을 물려주며 “나를 이겨라.”고 했단다. 강 감독은 “그 밑에서 배웠는데 못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게 전 감독님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며 웃었다.

중앙대·기아자동차를 거치며 친형제처럼 지낸 허재 KCC감독에게는 카리스마를 배웠다. 자유롭게 선수들을 풀어 주면서도 ‘할 건 하는’ 허 감독 스타일을 보며 중심을 잡았다. 지난해 4강 PO에서는 전 감독의 KT를, 챔프전에서는 허 감독의 KCC를 상대하며 ‘청출어람’ 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최단경기·기간(151경기, 842일)에 정규리그 100승을 채웠다.

강 감독은 스승 전 감독을 누르고, 허 감독도 못 해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데뷔 시즌엔 어떤 자세로 서 있을지도 몰라 허둥댔다.”던 강 감독은 “지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기뻐했다. 그는 “기록은 영원하니까 기회가 왔을 때 잡겠다.”는 말로 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코트의 마법사’로 이름을 떨쳤던 강 감독의 성공시대는 지금부터다.

한편 삼성은 창원에서 LG를 102-98로 누르고 5연패에서 탈출했다.

부산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2-02-1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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