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MB 블랙리스트 수사 속도전… ‘박원순 고소건’ 공안2부에 배당

檢, MB 블랙리스트 수사 속도전… ‘박원순 고소건’ 공안2부에 배당

입력 2017-09-20 23:02
수정 2017-09-21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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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여론조작과 동시 수사

추석 전 원세훈 조사 마무리

이명박 정부 당시 벌어진 국가정보원 ‘민간인 댓글부대’ 수사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수사가 활기를 띠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법조계에서는 추석 연휴 전까지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까지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검찰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등 11명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진재선)에 배당했다. 공안2부가 국정원 댓글 수사팀의 주축인 만큼 이명박 정부 시절 이뤄진 국정원의 여론조작, 지원 배제 의혹을 한꺼번에 수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국정원의 블랙리스트 문건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이 청와대에 보고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2009년 2월 원 전 원장의 취임 후 좌편향 인사로 지목된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실태 파악을 청와대가 지시했고, 국정원이 ‘VIP 일일보고’ 형태로 청와대에 경과를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김기현 전 군 사이버사 530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도 군의 댓글 공작이 청와대에도 보고됐다고 폭로했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국정원이 민간인·군을 동원해 2009년부터 2012년 대선까지 댓글 작업을 벌이고, ‘좌편향 인사’에 대한 탄압 활동을 이 전 대통령이 실제 지시 혹은 묵인했는지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이 관련 활동을 직접 보고받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의 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정원이 이 전 대통령에게 관련 활동을 보고했더라도 입증이 쉽지 않은 점이 검찰로서는 부담이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이 대통령 보고 사실을 털어놓을 가능성이 적은 데다, 원 전 원장이 이 전 대통령과의 독대 과정에서 국정원의 활동을 보고했을 경우 증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전 대통령 수사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의 1심을 담당한 재판부는 주요 실무자들의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보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당시 청와대 기조만으론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드러나지 않는 한 박 전 대통령의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기정사실화 됐다”면서도 “단순히 청와대에 보고됐다는 것만으로는 혐의 인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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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7-09-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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