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동 대상 뷰티 콘텐츠 조사 착수
10세 미만 아동이 ‘안티에이징’ 제품 쓰기도
“조기 외모 집착·피부 건강 우려”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에서 어린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화장품 마케팅 시장이 과열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틱톡 캡처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에서 어린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화장품 마케팅 시장이 확산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정거래당국(AGCM)이 아동 인플루언서를 통해 제품을 노출시키는 화장품 홍보 관행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에는 프랑스 명품 그룹 LVMH 산하 유통채널인 세포라와 화장품 브랜드 베네피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이 미성년자에게 부적절할 수 있는 스킨케어 제품을 사실상 광고 형태로 노출시켰는지 여부가 조사 대상이다.
가디언은 틱톡 등 플랫폼에 올라온 어린이 스킨케어 관련 콘텐츠 수천건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영상에서 협찬 여부가 명확히 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영상에는 5세 이하 유아가 등장하거나, 주름 개선 등 이른바 ‘안티에이징’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린이에게 불필요한 피부 관리 습관을 조기에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극적인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이 아동 피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또한 또래 인플루언서를 통한 제품 추천이 신뢰도를 높이면서, 어린 소비자의 충동적 구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에서 어린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화장품 마케팅 시장이 과열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틱톡 캡처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이러한 마케팅이 ‘코스메틱오렉시아(cosmeticorexia·외모 관리에 대한 과도한 집착)’를 조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동이 자신의 외모를 지나치게 의식하게 만들고, 성인용 미용 기준을 조기에 내면화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유럽 내에서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미성년자를 겨냥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반에 대한 규제 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SNS 환경에서 광고와 일상 콘텐츠의 경계가 흐려진 만큼,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도 확산된 키즈 뷰티 콘텐츠…규제는 사각지대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에서 어린이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화장품 마케팅 시장이 과열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틱톡 캡처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어린이가 화장품을 바르거나 ‘피부 관리 루틴’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특히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키즈 크리에이터들은 화장품 장난감으로 시작해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콘텐츠로 확장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메이크업 놀이’ 수준이지만, 점차 특정 브랜드 제품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방식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아동 모델이나 키즈 인플루언서 계정을 통해 “엄마와 함께 쓰는 화장품”, “촉촉한 피부템 추천” 등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이들 계정은 대부분 부모가 운영하며, 제품 협찬이나 광고가 포함된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국내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지침’을 통해 인플루언서의 광고 표시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주로 성인 인플루언서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아동이 등장하거나 주체가 되는 콘텐츠에 대한 별도 기준은 부족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생후 이틀 된 신생아에게 성인용 건강보조제를 먹이며 제품을 홍보한 인플루언서 엄마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돼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다만 해당 제품이 신생아에게 소량 적용해도 위험하지 않은 성분들이어서 ‘무혐의’로 종결됐다.
전문가들은 “아동을 활용한 상업 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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