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사회 지키는 힘되길”…재난안전강사 된 세월호 참사 유족

“아픔이 사회 지키는 힘되길”…재난안전강사 된 세월호 참사 유족

입력 2026-04-15 17:22
수정 2026-04-1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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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9반 학생 어머니
박정화씨·김순길씨, 재난안전 강의 나서
“반복 참사에 직접 목소리 내기로 결심해”
강단에서 되레 받는 위로는 큰 힘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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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같은 학교, 같은 반 딸을 잃은 박정화(왼쪽)씨와 김순길씨가 2024년 4월 16일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10주기 기억문화제 현수막 앞에 나란히 서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국을 다니며 재난안전 교육을 펼치고 있다. 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 제공
세월호 참사로 같은 학교, 같은 반 딸을 잃은 박정화(왼쪽)씨와 김순길씨가 2024년 4월 16일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10주기 기억문화제 현수막 앞에 나란히 서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국을 다니며 재난안전 교육을 펼치고 있다. 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 제공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9반 학생이던 고 조은정양의 어머니 박정화(59)씨는 최근 한 중학교 교실에 안전교육을 하러 갔다가 학생에게서 “그런 참사도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박씨는 이날 스무명 학생 가운데 한두 명만 알고 있던 그날의 이야기를 꺼내며 “옛날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참사는 끝난 일이 아니라 언제든 반복될 수 있으니 늘 주의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박씨는 “우리의 아픔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른 사고를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교육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2019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4·16가족나눔봉사단을 만들어 김장나눔, 쓰레기 줍기 등 봉사활을 해왔다. 그는 “참사 이후 받았던 사랑과 돌봄을 어떻게 돌려줄지 늘 고민했다”며 “그러다 반복되는 참사를 보면서 시민들에게 직접 안전을 가르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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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추모 리본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목포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추모 리본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목포 연합뉴스


2021년 생활안전교육 강사 자격을 취득한 박씨는 초·중학교와 노인정, 복지관 등에서 교육해 왔다. 2024년부터는 범위를 넓혀 대학,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 15개 기관을 찾아 매년 400여명에게 재난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재난안전교육 강사 양성 과정은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을 맡은 김순길(60)씨를 비롯한 유가족 6명이 함께 밟았다. 이들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왜 중요한지, 참사 이후 피해자들의 삶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시민들이 알아야 재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믿고 강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박씨는 “안전교육은 단순히 조심하자는 말에 그쳐선 안 된다”며 “왜 사고가 반복되는지, 피해자들이 어떤 시간을 살아가는지까지 제대로 알아야 같은 비극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딸과 같은 반이었던 고 진윤희양의 어머니 김씨와 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의 라디오 코너 ‘끝나지 않은 세월호 이야기’도 5년째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우리 사회가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려면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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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9반 학생이던 고 조은정양의 어머니 박정화씨가 지난해 8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 노인정에서 생활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본인 제공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9반 학생이던 고 조은정양의 어머니 박정화씨가 지난해 8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 노인정에서 생활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본인 제공


두 사람은 재난안전 교육을 다니면서 위로를 받는 순간이 많다고 했다. 김씨는 최근 경기 화성시의 한 고등학교를 찾았다가 한 교사가 노란 옷을 입고 빈 책상 위에 딸 윤희의 사진을 놓아둔 모습을 봤다. 학생들은 김씨에게 “윤희는 무엇을 좋아했고, 꿈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물었다. 김씨는 “교육을 하다 보면 윤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기억해 주고 물어봐 주는 데서 힘을 얻어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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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도 한 중학교 수업에서 맨 앞줄에 앉은 여학생으로부터 “선생님, 잘될 거예요. 사랑해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은정이가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최근엔 그 말을 듣기 어려웠다”며 “따뜻한 말을 들으면 잘 왔구나 싶고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세줄 요약
  • 세월호 유족 박정화씨, 재난안전강사로 활동
  • 학생들에게 참사 기억과 대비 필요성 강조
  • 봉사와 교육으로 아픔을 사회 안전으로 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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