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일 만에 첫 입장… 대북확성기 등 강경대응 차단 의도
김여정 “지뢰 폭발 조작” 적반하장北의 사과·재발 방지 논의 등 난항
연합뉴스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북한에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대북 입장문을 발표한 뒤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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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장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 9일 만에 나온 북한의 첫 반응이다. 반면 유엔군사령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란 입장을 내면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북한이 책임을 전면 부인하면서 사과나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논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10여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며 “이번에도 한국무장깡패들이 근거 없는 결과를 조작하고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 시행’을 공공연히 운운하며 우리에 대한 정치 군사적 도발을 ‘정당화할 명분’을 만들어 내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신임 국방부 장관의 부질없는 호기에 맞추어 벌써부터 ‘국민의힘’ 것들을 포함한 서울의 위정자들은 철거한 대조선확성기(대북 확성기)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열변하고 있다”며 “만약 남부국경영구화 공사를 진행하는 우리 군인들을 향해 한국군깡패들이 경고사격이 아닌 실지사격을 가해 온다면 우리 국경부대들은 즉시적이고 가차 없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장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진행 중인 국경선화 작업의 정당성도 되풀이했다.
그는 “우리 군대는 두 해 전부터 국경강화사업의 일환으로 남부국경 일대에서 차단물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어떤 군사적 목적과는 무관한 철저한 주권 행사일 뿐”이라며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김 부장 명의로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발표한 것은 우리 군의 ‘상응 조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이 민감해하는 대북 확성기 재설치 주장이 나오고, DMZ 경계 작전 등에서의 강경 대응 목소리가 커지자 선제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반면 군 당국과 합동으로 사건을 조사해 온 유엔사는 이날 “현장 조사 과정에서 MDL 이남 대한민국 측 지역에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발견했다”며 “유엔사는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확립된 정전협정 체계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중장)도 이날 “북한은 MDL 인근 지뢰 매설 등 소위 ‘국경선 요새화’를 지속 추진해 왔으며 이는 남북 간 접경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기존 남북 간 합의 정신을 해치는 것으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대북 입장문을 발표했다.
강 본부장은 또 “향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 둔다”고 경고했다.
유엔사는 북한에 정전협정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재발 방지 논의를 제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에도 유엔사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며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이날 김 부장의 담화에서도 정전협정 위반 판단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15년 목함지뢰 당시에는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는 등 군사적 긴장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다. 이후 북한도 대남 관계를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남북 고위급 회담이 성사됐다.
반면 최근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기조로 대남 단절 행보를 강화하고 있어 협의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북러 및 북중 관계 강화, 핵무기 고도화 및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 등 북한이 물러설 유인이 없다는 점이 초기 고강도 대응을 가능하게 한 구조적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세줄 요약
- 김여정, DMZ 지뢰 폭발 자작극 주장
- 유엔사·군,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판단
- 책임 공방 속 사과·재발 방지 난항
2026-10-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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