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이 노란봉투법 ‘사용자성’ 증거로…하청 ‘복지 축소’ 우려

상여금이 노란봉투법 ‘사용자성’ 증거로…하청 ‘복지 축소’ 우려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입력 2026-04-06 17:41
수정 2026-04-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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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노동자 교섭 요구 확산세
기획예산처에 “사용자성 인정하라”
근로조건·과업 적은 서류도 증거로
“원청, 회피 우려…부작용 방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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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소속 국가기관 공무직 노동자들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예산처에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소속 국가기관 공무직 노동자들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예산처에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지난달 10일 시행된 이후 하청노조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사례가 나오면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직접 교섭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을 인정한 결정적 증거는 ‘근로조건과 과업을 명시한 서류’와 ‘상여금·복리후생비 지급 내역’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는 6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예산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처는 이재명 정부가 모범적 사용자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진짜 사장’으로서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교섭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정부 부처 행정지원직, 시설관리직, 전문상담 공무직 노동자 약 3000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각 부처가 아닌 기획처의 예산지침에 따라 근로조건이 결정된다는 점을 근거로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8일에는 민간 위탁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노동자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앞서 민주노총은 보건복지부·교육부·국가보훈부를 비롯해 서울시·경기도 등 지자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57개 원청에 단체 교섭을 요구했다.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에 따르면 정부가 국회 등에서 의결한 예산에 따라 근로조건을 결정하면 원칙적으로 사용자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다만 사업 운영 주체의 재량권 여부와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 등 기관별 상황에 따라 판단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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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노란봉투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원청교섭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9일 노란봉투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원청교섭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사용자성이 인정된 공공기관 4곳을 상대로 하청노조가 제출한 ‘시정신청이유서’를 보면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과업을 적은 서류와 상여금, 복리후생비 등이 사용자성 인정에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하청노조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은 ‘용역 기간 중 고용 유지’, ‘설계한 인건비의 낙찰률 이상 지급’ 등 임금과 고용 조건을 명시한 서류를 작성했다. 업무 내용, 직종별 배치, 근로 시간, 투입 인원수 등을 세세하게 통제하는 과업 지시서도 있었다. 또 하청 노동자들은 복지포인트, 명절 상여금, 식비, 문화활동비, 건강검진비 등을 원청으로부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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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의 이번 사용자성 판단을 계기로 원청이 사용자성을 회피하기 위해 서류 증거를 없애고 복리후생비 지급을 중단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거란 우려도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업 지시서는 도급 계약의 틀만 맞춰서 원하는 물량과 기한만 적고, 금전적인 지원은 없애는 ‘부메랑 효과’가 일어나 하청 노동자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면서 “사용자성을 다툴 때 과거에는 어떤 서류를 작성했고 복지 혜택은 어땠는지, 왜 없앴는지 등을 모두 근거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원청이 사용자성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를 쓰는지 감시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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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시행 후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사례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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