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1000원 아침밥’… 지방대·고졸청년 ‘찬밥’

뜨거운 ‘1000원 아침밥’… 지방대·고졸청년 ‘찬밥’

김정호 기자
입력 2023-04-14 02:12
수정 2023-04-14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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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치권까지 “사업 확대”
예산 지원하지만 일부 학교몫
재정 힘든 지방대 ‘그림의 떡’
‘대학 밖 청년’ 배제돼 소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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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학생회관 내 식당에서 ‘천원의 아침밥’을 구매하고 있다. 2023.3.20. 뉴스1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학생회관 내 식당에서 ‘천원의 아침밥’을 구매하고 있다. 2023.3.20.
뉴스1
고물가 속에서 대학생들이 단돈 1000원으로 아침밥을 먹을 수 있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인기를 끌자 여야 정치권은 물론 정부도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대학에 비해 재정이 넉넉지 않은 지방대에 다니는 학생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게다가 대학에 다니지 않는 청년은 사업 대상에서 아예 제외돼 소외감을 키우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할 대학을 추가로 선정하기 위한 2차 모집이 14일 마감된다. 농식품부는 당초 올해 7억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41개 대학 68만 5000명에게 지원하기로 했으나 학생들의 수요가 크게 늘자 예산을 15억 8000만원으로 2배 늘려 지난 6일부터 2차 모집에 들어갔다.

그러나 다수의 지방대는 고심 끝에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미달과 10여년간의 등록금 동결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한 끼에 4000~6000원인 학생식당 아침식비 중 학생과 농식품부가 각각 1000원씩 내고, 나머지는 학교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전의 한 대학 관계자는 “3000~3500원을 대학이 지원하기엔 상당한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지방에 있는 대학 중에서도 국립대보다 재정 여건이 어려운 사립대가 더 난감한 처지다. 경북 모 대학 관계자는 “소규모 사립대학은 도입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규모가 작은 학교 학생들도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서울시는 서울 소재 54개 전 대학이 사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과는 별도로 한 끼당 1000원씩 지원하기로 해 지방대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진다. 대학이 많은 서울의 자치구들도 1000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서울 지역 대학들은 별 부담 없이 사업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비수도권의 대다수 지자체들은 언감생심 이 사업을 지원할 생각을 못한다.

사업 대상을 대학생으로 국한한 점도 논란을 낳고 있다. 청년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생이 아닌 청년은 배제되기 때문이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침밥조차 먹지 못하고, 두어 시간 걸리는 출근길에 놓인 고졸 출신 청년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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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정부나 정치권이 청년 정책의 초점을 ‘현금 지원’에 맞춰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주거, 교육 등 본질적인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구조적이고 거시적인 정책 기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2023-04-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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