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보에게 쓰는 편지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8월 1일로 시보가 끝나는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고 있다.
양천구 제공
양천구 제공
양천구는 지난해 2월 첫 발령을 받은 새내기 공무원들이 오는 8월 1일 ‘시보’ 딱지를 뗀다고 29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시보는 각 부처에 배치돼 행정업무를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코로나 확진자 발생에 따른 역학조사 업무였다.
한마디로 역학조사조원이 된 것이다. 역학조사요원은 우선 전화 인터뷰를 통해 증상발현과 동거가족에 대한 기본적 사항을 조사한다. 또 증상의 정도와 기저질환 유무 및 동거가족 여부에 대해 기록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어디를 다녀왔는지, 누구를 만나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확진자의 구체적 동선을 조사하는 심층역학조사로 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카드결제 내역과 CCTV 모니터링 등 추가전파를 막기 위해 섬세한 작업도 이뤄진다. 양천구 관계자는 “이렇게 동선을 파악한 후에는 접촉자를 자가격리자, 능동감시자, 단순검사자 등으로 분류해 개인별로 안내하고,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는 방역을 위한 조치도 시보들이 맡았다”고 설명했다. 어떤 날은 확진자 1명이 접촉한 사람이 100명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손소담 주무관은 “코로나는 뉴스에서나 접하던 것인 줄 알았는데, 내가 일을 맡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걱정과 긴장 속에 업무를 시작했지만 일선에서 직접적으로 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8월 1일이면 시보가 아닌 진짜 공무원이 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6개월의 시보 생활을 코로나19 대응으로 보낸 이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썼다. 김 구청장은 “열린 마음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내리사랑’의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는 신규 공무원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시보 해제를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편지에 적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