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로 사라질 근대문화유산 부천 ‘죽산박씨 고택’ 보존해야”

“도시개발로 사라질 근대문화유산 부천 ‘죽산박씨 고택’ 보존해야”

이명선 기자
입력 2021-04-02 11:49
수정 2021-04-0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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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지은 역곡 안동네 역사적 가치 높은 전통한옥
박씨, “향토문화재 지정땐 고택전부 부천시에 기부채납”

부천시 역곡동 165번지에 자리한 127년 된 죽산박씨 고택.
부천시 역곡동 165번지에 자리한 127년 된 죽산박씨 고택.
“역곡동 안동네에 있는 죽산박씨 고택은 수직과 수평선, 휘어진 지붕선이 우리 전통한옥 모습입니다. 이처럼 130여년간 잘 유지·보존된 고택은 역사적 가치가 충분해 반드시 보존해야 합니다.”

경기 부천의 향토사학자 A씨는 역곡일대 공공주택 개발예정으로 선조들이 지켜온 전통 한옥 고택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천시 역곡동 165번지에 자리한 127년 된 죽산박씨 고택은 1894년에 건축된 근대 문화유산이다. 주변에 5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으며 540여 년을 지켜온 유서 깊은 마을이다. 최근 이 역곡동(역곡 안동네~까치울역) 일대 71만 7000㎡ 부지에 공공주택이 건설될 예정이어서 마을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고택이 위치한 벌응절리(역곡 안동네)는 죽산박씨 종손(고택 주인 박희자)이 5대째 살고 있으며, 가옥도 큰 변형 없이 1894년 건립된 후 지금까지 잘 보존돼 왔다.

이 마을은 역곡동의 주산인 원미산 동쪽 날개에 해당하는 산 끝자락에 있다. 고택은 ‘ㄴ’ 자형 안채와 ‘ㄱ’자형 문간채, ‘ㄷ’자형 바깥채, 후원 및 경계 등 배치와 건물 골격은 건립 때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안채의 창호와 바닥, 바깥채의 기와 등 마감 부분은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보수했다.

50년 전부터 살아온 이 마을 한 어르신은 “문화특별시라는 부천시가 획일화된 아파트 건립으로 마지막 남은 유서 깊은 전통 한옥마을이 옛 정취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곳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선조들의 지혜와 풍속이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후세에 물려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선말기의 전통건축양식인 이 고택은 부천뿐만 아니라 경기도내에서도 원형 유지와 보존상태가 양호해 학술적·역사적으로 가치와 희소성이 있다.

이에 시민들은 개발 주체인 부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신도시 조성만 몰입할 게 아니라 유서 깊은 안동네마을을 존치·보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부천역곡 지주협의회와 대책위원회, 부천시자연호보협의회를 중심으로 고택영구보전 범시민서명운동을 펼쳐 이미 4만 여명이 참여했다.

고택주인인 종손 박희자(81)씨는 “여생을 바쳐 전통유산을 복원하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고택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주민들의 기억과 경험을 소중히 기록할 계획”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 향토문화재 지정 등록을 신청하고, 수용시 고택 전체를 부천시에 기부채납하겠다”고 밝혔다.

박명혜 부천시의원은 지난 시정질문을 통해 “부천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적 자산 현황을 철저히 파악해 향토문화와 도시유산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정책을 마련해 역곡고택 보존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시에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부천시 관계자는 “문화재를 발굴·보존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내실 있게 정비하고, 문화 산업화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하며 유관기관과 경쟁력 있는 문화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역곡동 고택은 경기도에 등록문화재 지정을 신청(2011년 11월)한 바 부결 통보돼 도를 상대로 이의신청(행정심판 소송)한 상황이다.

시는 “경기도에서 향토문화제 등록 심의를 보류하고 있다”며 “소송이 마무리되면 ‘부천시 향토문화재보호조례’에 의거 향토문화제로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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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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